세종시 격하반대 위해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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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격하반대 위해 ‘적과의 동침(?)’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4.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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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밀반대협, 정당.자치단체 참여 대규모 궐기대회 결의
송광호의원도 동참...정우택지사 등 자치단체장 참석여부 관심

정부.여당의 세종시 축소.격하 움직임과 관련해 도내 각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나라당 충북도당과 충북도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변화가 올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충북지역 국회의원과 수도권과밀반대범충북협의회는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세종시를 폄훼하고 훼손하려는 시도에 정파와 지역을 초월해 총력 대응키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나라당 송광호 국회의원(제천단양)을 비롯해 민주당 홍재형(청주상당), 오제세(청주흥덕갑), 노영민(청주흥덕을), 이시종(충주), 김종률(진천괴산증평음성)국회의원이 참여했다. 또 이상훈.유철웅.이태호.박영순 수도권과밀반대범충북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이언구 충북도의회 건설문화위원장, 이두영 수도권과밀반대범충북협의회 공동집행위원장, 채평석 청원군 주변지역 세종시 편입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정부.여당의 세종시 격하움직임과 관련해 충북도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과밀반대범충북의회가 이달중에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해 한나라당과 충북도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에 열렸던행정도시 건설 촉구궐기대회

이날 회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4월중으로 국회의원 전원, 도지사와 시.장군수 전원, 도의원과 시.군의원 전원, 각 정당 지역대표 등 각계각층이 모두 참가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이같은 합의는 그동안 세종시의 법적지위 등과 관련해 여야, 충북도가 인식은 같이하고 있지만 정작 행동을 함께 하지 못한 충북지역의 입장에서는 이번 회의가 상당히 고무적이다.

다만 이번에 합의된 궐기대회는 여러 참여 정당과 단체의 성격을 고려해 세종시 격하 반대뿐만 아니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염원등 지역현안을 포괄하는 것으로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첨단의료복합단지 최종입지 선정을 비롯한 주요 충북현안 사업들이 4~6월 중 결정될 예정임에 따라 4,5,6월을 충북현안 성취를 위한 총력기간으로 정하고, 정파와 지역을 초월해 충북도민의 역량을 총결집시켜 현안사업들을 성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두영 수도권과밀반대범충북협의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송광호의원도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앞으로 세종시 격하반대에서 한나라당의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또한 각 자치단체장들에 대한 참여도 독려하기로 했기 때문에 전 도민적인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야 불안한 동거 가능할까
무엇보다 지역현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한나라당이 실제로 참여할지도 관심거리다. 충북도와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잇따르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세종시 건설 중단 또는 축소 발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비난을 사왔다.

수도권 규제 완화, 청주공항 민영화 결정에 이어 세종시 건설 축소 움직임에도 충북도와 여당이 도민들의 여론을 정부 여당에 강력하게 전달하기는 커녕, 몸만 사리고 있다는 비난을 산 것이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최근  20일 가까이 세종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지난 달 16일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세종시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직할특별시’의 추진을 중앙당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19일 민주당을 상대로 성명서를 낸 것이 전부다.  한나라당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또다시 지역현안을 볼모로 정쟁과 비난을 일삼는 민주당 충북도당의 쇼가 재현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한 바 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지난 해 9월에도 ‘중부내륙첨단산업.관광벨트 관철과 수도권규제완화 저지를 위한 충북도민 궐기대회’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낸데 이어 대다수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산 바 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한나라당과 충북도의 ‘무관심’속에서 벌어진 외로운 투쟁에 동지(?)가 생긴 것과 같다.

그러나 만일 한나라당이 궐기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 7일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행정도시는 망국의 길로 가는 재앙”이라고 발언한데 대해 성명을 내고 “세종시를 포기하는 것이 망국의 길로 가는 대재앙”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행정도시 건설을 폐기하고 기업도시 건설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고 한승수 국무총리는 대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맞장구를 쳤다”고 밝혔다.

정우택 정치력도 시험대
이어 이들은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행정기관 변경 이전 고시와 세종시 특별법처리에 대해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한나라당 의원의 행정도시 건설 폐기 질문에는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처음부터 행정도시 건설에는 전혀 의지가 없음을 명확하게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대립양상을 보여온 정우택 지사가 궐기대회에 참석할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정 지사는 지난 3일 청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주산업단지내 비즈니스센터 건립사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현역 국회의원 시절 적어도 100억원 이하는 예산을 받아 온 적이 없다"며 "노 의원이 비즈니스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예산을 더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노영민의원측이 크게 반발하면서 “시장잡배만도 못한 언행”이라고 비난했다. 또 청주공항민영화에 대해서도 홍재형의원과 ‘현명한 선택’, ‘순진한 생각’이라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지사는 김문수 경기지사나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비교되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거리가 더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지사의 경우 행정도시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도지사 재선을 노리는 정치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사고 있다. 대권후보 중 한명인 그가 충청권 민심을 자극하는 이유가 자치단체장으로 회귀하기 위한 것이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부권 대망론을 펼쳐온 정지사의 경우 지난 해 말 수도권규제완화 정책 발표 때 “단식투쟁이라도 하고 싶다”고 발언한 이후 별로 주목할만한 언행을 하지 않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민영화에 대해 "청주공항 민영화에 대해선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정부의 발표를 받아들이고 로드맵을 통해 충북의 경제발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한 정지사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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