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충북협회 정상화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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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충북협회 정상화 마지막 기회”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6.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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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회장 2명사태 오히려 해결 앞당길수도
청원군 ‘충북협회체제 불인정’...충북도 중재나서

단임약속을 번복해 내분이 격화되어 온 재경 충북인들의 모임체인 충북협회가 사상초유의 ‘회장 2명선출’ 사태를 맞아 중대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충북도가 사태해결의지를 다지고 있어 이번 사태가 충북협회 정상화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이필우 회장 체제를 반대해온 이른바 ‘개혁파’가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개혁파 ‘절반의 승리’
그동안 이필우 체제를 반대해 왔지만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던 개혁파는 한때 경청호 청주시향우회장의 사퇴등으로 지리멸렬해질 것으로 우려됐었다. 그런데 막바지에 ‘박덕흠’이라는 카드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 충북협회가 회장 2명 체제를 맞으면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박덕흠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선거가 열린 르네상스호텔에서 청원군민회측이 내건 플래카드. 사진제공=청원군민회

또 하나는 충북협회측이 논란거리를 제공하면서 장소를 육군회관으로 옮긴게 오히려 ‘2명의 회장체제’를 만든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모인사는 “육군회관으로 가면 자유로운 선거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어려워 당초 공지한 장소에서 선거를 치른게 무엇이 잘못됐는가”라고 반문했다.

신용식 대한신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이 나선 배경도 관심거리다. 소장파측의 한 인사는 “이필우측이 내세운 대의원중의 한 사람이 혹시 저지를 수 있는 돌출행동을 막기 위한 결단이 아니겠는가”라면서 “갖은 모함과 전력시비를 견뎌내고 협회 정상화를 위해 애쓴 대단한 의협심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이필우 회장측의 당황한 기색은 역력하다. 선거전까지만 해도 기자들을 피한 충북협회측이 선거뒤에 이례적으로 보도자료와 사진을 언론사에 보내면서 ‘기민한’ 대응을 한 것에서 협회측의 다급함이 읽혀진 것이다.

충북협회는 15일에 낸 보도자료에서 “당시 르네상스호텔 박덕흠측 모임에 참석했던 강인준 제천향우회장 등 6명은 본인들까지도 참석인원으로 합산해서 기습적인 대의원회의를 강행한 르네상스 호텔의 대의원회의를 무효”라면서 “긴급토론을 하자며 우리를 유인해서 본인들만의 대의원회의에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이런 기만행위를 자행하는 사람이 어떻게 충북의 지도자를 자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박회장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청원군, 이필우체제 불인정
그러나 청원군민회장의 정통성 인정 사안에 대해 청원군이 보여준 태도가 사태해결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청원군은 재경 청원군민회 회장의 정통성 인정여부에 대해 충북협회측이 내세운 ‘이병도체제’를 정면거부하고 ‘조흥연 체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청원군은 지난 달 27일 충북협회에 보낸 공문에서 “2008년 1월 29일 재경 청원군민회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임원(조흥연 회장)들이 운영하는 재경청원군민회가 우리군과 교류하는 유일한 단체”라면서 “2007년 2월 8일 청원군 서울사무소 개시시부터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충북협회는 같은 달 20일 청원군에 공문을 보내고 “2008년 10월 24일 개최한 이병도 주관 정기총회에서 선임된 회장 및 운영위원으로 구성된 재경 청원군민회에게 그 정통성을 인정함”이라는 결정사항을 통보했다.

이처럼 청원군이 충북협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청원군민회 소속 대의원의 적법성등 현 이필우 회장 체제의 정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원군민회 관계자는 “청원군의 입장은 청원군민회나 충북협회 운영에 대한 청원군민들의 뜻을 대변한 것으로 보면 된다”라면서 “고향의 정통성을 얻지 못한다면 존재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청원군은 지난해부터 군예산 3억원을 지원해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재경청원군민회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와 향우회의 관계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하고 있다.

   
▲ 청원군이 청원군민회장 체제와 관련해 충북협회의 결정을 불인정한 내용의 공문.

그동안 ‘강건너 불구경’식으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는 비난을 산 충북도가 뒤늦게나마 사태해결의 전면에 나선 것도 큰 변화다. 정우택지사가 최근 이번 사태의 중재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중재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충북도가 도민을 대표하는 기관이어서 사태해결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이필우 회장이 충북인재양성기금 기탁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충북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 충북도 신동인 행정국장은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중재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극적 타협 가능성도
물론 중재가 실패할 경우 재경충북인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실망과 좌절감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양측이 극한적인 대립보다는 극적인 타협을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상대방회장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태에 있지만,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측이 ‘선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박회장은 16일 본지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충북협회가 이 정도로 엉망인줄 처음 알았다"면서 ”그러나 충북협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내가 회장직을 내놓을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서 협회 정상화를 먼저 이루는게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필우 회장측도 충북도가 중재에 나선다면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충북협회 해체론’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재경 충북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의홍 청주시향우회 사무총장은 “이번 기회에 충북협회를 정상화시켜 어르신을 공경하고 후배를 키우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면서 “이럴수록 충북협회를 건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언론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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