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장어와 소주 한 잔, 더 바랄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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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장어와 소주 한 잔, 더 바랄게 없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6.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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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철흠 청주시의회 부의장

“먹을수록 매력있다. 맵고 개운한 게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대학다닐 때 서문동에서 꼼장어와 소주 한 잔 먹으면 최고의 행복이었다. 지금도 이 맛이 좋다.”

연철흠 청주시 부의장(민주당, 청주시 운천·신봉·봉명2·송정·강서2동)의 꼼장어 예찬이다. 여름 땡볕을 식혀주는 비가 하루종일 내리던 지난 20일, 연 부의장(49)을 봉명동 ‘부산자갈치 꼼장어(043-266-0666)’에서 만났다. 양념 꼼장어를 주문하자 매운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꼼장어가 나왔다. 야채도 듬뿍 넣어 먹음직스러웠다. 대화를 하는 동안 꼼장어는 불판위에서 익어갔다. 그 중 한 개를 마른 김에 싸서 입에 넣자 얼얼하게 매우면서도 맛있다.

주인 남상규 씨는 “부산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꼼장어를 가져온다. 중요한 것은 냉동이 아닌 생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국산만 쓴다. 수입산은 국산 장어보다 훨씬 두껍고 크다”고 자랑했다. 남 씨는 이어 “양념 꼼장어 맛의 비결은 소스에 있다. 그러나 소스를 금방 만들어 버무리면 맛이 없다. 우리는 보름이상 숙성시킨 양념만 쓴다. 또 내가 고수하는 원칙은 손질해놓은 꼼장어를 그 날 다 소비하는 것이다. 만일 남으면 다음 날 손님상에 놓지 않고 버린다”고 말했다.

연 부의장이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도 주인의 이런 ‘원칙’ 때문이다. ‘꼼장어 매니아’인 그는 남 씨의 아버지가 서문동에서 ‘부산자갈치 꼼장어’를 운영할 때부터 단골이었다.

현재 가경동 하나병원 옆 ‘부산자갈치 꼼장어’는 남 씨의 동생이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대부터 시작한 꼼장어 집은 성공해서 서울·인천·천안 등지에 체인점까지 두었다. 주인의 자세한 설명은 이 집에 신뢰를 갖게 했다. 상추에 꼼장어, 마늘을 싸서 입안 가득 밀어넣은 연 부의장은 운동한 뒤 출출할 때 꼼장어를 먹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여름철 건강식인 꼼장어는 허약체질과 빈혈·폐결핵 등 만성 소모성 질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대 청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연 부의장은 2002년 7대 시의회에 입성한다. 이후 8대 선거에도 성공해 현재 하반기 부의장을 맡고 있다. 청주대 지역개발학과에 재학중일 때부터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그는 졸업후 청주민주청년연합 초대 사무국장과 2~3대 의장을 지냈다.

현재 민주당 충북도당 상무위원·교육연수위원장, 충북참여연대 조례개혁특위 위원,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노영민 의원과 특히 잘 통한다. 요즘 유행어로 성격이 다소 ‘까칠하지만’ 주변에 친한 사람들도 많다. 이 날 취재 장소에도 4명의 ‘응원단’이 참석해 우정을 과시했다.

“정치인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곰삭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정치인으로 사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례 제정 또는 개정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등장으로 지역문제가 되자 그는 5분발언을 통해 재래시장과 중소상인 및 영세업자를 보호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조속한 개정을 주장했다. 동석자들과 ‘농담’섞인 말이 오고가는 사이 꼼장어는 야채와 소스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그러자 주인은 밥 두 공기를 털어넣고 비비기 시작한다. 금세 매콤한 비빔밥이 됐다. 비빔밥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오자 비는 어느새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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