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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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7.0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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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회·사무부처장제 신설, 협회개혁 ‘정중동’
“지역중소업체 살 길 마련에 승부수 띄우겠다”강조

<파워인터뷰>
김경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

   
▲ 김경배 회장은 청주중, 청주상고, 청주대 경영학과, 청주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94년부터 한국종합건설을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대한적십지사 충북지사 상임위원, 청주흥덕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위원, 청주 JC 특우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지난 달 29일 때이른 무더위 속에서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에 위치한 건설회관에 입주해 있는 대한건설협회 충북지회를 찾았다.

회장실에 앉아 있던 김경배 신임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사진·53·한국종합건설 대표)이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 신임회장은 헤어스타일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더벅머리형에 노타이 차림이다.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 같은 어투지만 날카로운 눈매를 소유한 그는 지역에서 수십년간 잔뼈가 굵어온 건설인다운 무게감을 지녔다.

김회장은 어려운 말은 하지 않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하지 않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돌쇠형’이다. 그런 그에게 현재의 지역건설업 불황과 400여개에 이르는 회원사의 운명을 개척해야할 새로운 과제가 쌓여 있다.

사실 협회 안팎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내부적으로는 협회운영을 개혁해야 하고, 밖으로는 회원사의 살림살이를 개선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협회보유금 제2금융권에 예탁
일단 그의 처신은 조심스럽다. 그답지 않다고 해야할까. 많은 생각이 있는 듯하다. 김회장은 “(협회개혁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업무를 파악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말은 못하지만 회원사를 주인으로 섬기는 낮은 자세로 업무처리를 하도록 하고 직원들의 직무역량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의 개혁행보는 회장 취임전부터 시작됐다. 김 회장이 가장 처음에 손을 댄 것은 협회 보유자금의 운용방법을 개선한 것이다. 건설협회 충북도회에는 약 30억원의 보유금이 있다. 이 자금은 그동안 제1금융권에 예탁되어 왔는데, 김회장은 이 보유금을 제2금융권에 나눠서 맡기라고 지시한 것이다.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4800만원씩 수 십 군데의 새마을금고등에 예금을 했다. 협회는 이에따라 앞으로 1년에 5000만원 정도의 추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김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금을 옮기려고 하니 기존 거래은행 지점장이 나와 절친한 사람이었다. 그 지점장에게 지금처럼 편안하게 아무런 생각없이 자금을 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 분에게는 정말 미안했다”고 말한바 있다. 그는 “지역소금융기관을 이용해 지역경제에 다소나마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이자 수익도 느니 일거양득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여기에 건설협회 충북도회에 근본적인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회장이 자문위원회 제도와 사무부처장 제도를 전격 도입한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지역원로 20명으로 구성돼 그들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협회 운영과 협회 발전을 위해 쓰기 위해 만든 제도다.

또 회계처리분야의 베테랑인 양희문씨(53)를 사무부처장으로 기용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회원서비스 강화차원에서 만든 직책이지만 협회 개혁을 위한 김회장의 ‘복심’이 표출된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김회장은 “사무부처장은 앞으로 회원사들의 업무처리등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사간의 화합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회장경선에 나섰던 이화련 대화건설(주) 대표나 박연수 전회장(양지종합건설 대표)를 대의원으로 위촉한 것도 김회장이 평소에 강조하는 인화(人和)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가 취임식에서 회원사간의 화합을 강조하고, 건설인의 날 행사등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4대강 물량 확보에 사활”
그렇지만 김회장에게도 난제가 있다. 지역중소건설업체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역 건설업체들의 참여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그로서는 큰 짐이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4대강 사업에서 충북업체의 참여폭이 좁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호천 10공구 공사(강외면 오송~상당구 외남동·18.2·공사비 710억원)의 경우도 일반발주로 공사업체가 오는 10월쯤 선정 예정이지만 국가계약법에 의해 발주되면 지역업체 혜택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회장도 “충북은 4대강 중 한강과 금강 2개 강의 흐름이 시작되는 지역이어서 처음에는 업계의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부사업이 발표되면서부터 하류지역인 충남이나 경기도 지역에 비해 생색만 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자체나 유관기관에서 발주되는 공사에서 충북지역에 많은 물량이 확보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건설경기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형공사의 분할발주, 최저가 낙찰제 확대유보, 공동도급 확대, 지역업체 참여등 실질적으로 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건설경기 부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중소건설업 활성화와 일반건설업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 건설관련 법령의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봉사하는 회장되겠다”
김회장은 도내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고 있는 대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3년 사재 2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법인 한건복지재단의 설립한 뒤 해마다 3억을 출연해 노인과 청소년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년간은 더 많은 돈을 출연해 현재는 40억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한 지역의 대표적인 복지재단으로 만들었다.

한건복지재단은 형편이 어려운 노인은 물론 소년소녀가장, 장애인들을 위한 해외문화탐방 지원사업등을 실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 학업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 30여명을 선정해 대학생 해외체험학습 지원으로 시작한 해외문화탐방은 이듬해부터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마음 편히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한 노인들에게 해외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환돼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가 이번에는 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매년 1억원의 협회 발전기금을 출연한다고 약속했다. 그의 말대로 이 기금은 회원사들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만드는 각종 행사등에 지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협회장은 봉사하는 자리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회원사를 위해 봉사하는 협회를 만들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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