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도사의 “내 고향은 청원이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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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전도사의 “내 고향은 청원이에유”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9.08.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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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헌 충북행정학회장

청주시 모충동 정보삼계탕
남기헌 충북행정학회장(충청대 행정학부 교수)은 청원과 청주의 통합을 위해서 두뇌로 자문하고 발로 움직이는 통합 전도사다. 행정안전부가 시·군의 자율적인 통합을 독려하며 화끈한 인센티브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마당에 고수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청주시 모충동 모충교 인근에 있는 정보삼계탕(273-1023)에서 한방삼계탕을 놓고 마주앉았다.

충북행정학회는 행정학과 교수들과 지방의원, 5급 이상 공무원 등 120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연구조사활동을 통해 자치단체에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행정학회는 청원·청주통합과 관련해 이미 지난 2월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삼계탕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해체작업이 필요한 터라 일단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음식에 대한 평가로 대화를 시작했다. 남 회장은 “최현진 사장은 알아주는 심마니다. 틈나는 대로 산에 올라 산삼은 물론 각종 약초와 나물을 캐 삼계탕의 재료로 사용한다. 사실 가을에 오면 진귀한 나물반찬을 맛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남 회장은 또 “10가지 이상 재료가 들어가다 보니 육계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이 집 삼계탕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 보니 기껏해야 인삼냄새를 풍기는 여느 식당의 삼계탕과는 분명 다른 진한 국물 맛이 혀끝에 감돌았다.

사실 남 회장과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뻔한 답을 유도하는 것 같아 마뜩치 않은 구석도 있었다. 비록 무산됐지만 2005년 주민투표 때도 남 회장은 학자로서 통합논리를 설파하는데 그치지 않고 통합운동의 일선에 서있었다. 이날도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그의 주장은 초지일관이었다.

남 회장은 “행안부의 통합추진과 관련해 타 지역을 가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마산, 창원, 진주, 함안은 4개 자치단체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역 상공회의소가 나서는 모습이 부러웠다. 함안 회장의 말이 ‘기업은 함안으로 다 온다. 마산 땅값은 평당 600만원인데 함안은 30만원이면 족하다. 손해 볼 게 없다’고 하더라”며 “청원도 통합에 따른 수혜가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모든 문제를 위정자 중심이 아니라 주민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남 회장은 이미 통합이 이뤄진 여수·여천을 예로 들며 ‘버스요금 때문에 통합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상 이동을 하다보면 여수와 여천이 번갈아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경계를 통과할 때마다 구간요금이 붙는 것에 대한 주민반발이 컸다는 것이다.

이날 알게 된 통합전도사의 고향은 의외로 청원이었다. 청원군 강외면 공북리가 고향인 남 회장은 만수초 분교를 다니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개교한 공북초를 졸업했다. 중학교는 학군에 따라 충남 조치원에 있는 연기중을 나왔다. 공교롭게도 두 학교는 현재 모두 폐교가 됐다. 남 회장은 청주로 고등학교(운호고)를 진학하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는 곳까지 20리길을 걸어 나오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남 회장은 “과거 행자부(현 행안부)는 통합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이었다. 그러다 청와대가 지방개혁과제로 통합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통합 자치단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다. 시군에도 내용을 전달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실상을 낱낱이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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