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얼음골 전설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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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얼음골 전설은 계속된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1.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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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산성 김흥환 씨, 잇단 선행 ‘훈훈한 화제’

지난 2일 기승을 부리던 강추위가 잠시 주춤했지만 것대산에서 상당산성을 잇는 등산로는 때마침 내린 보슬비 덕에 빙판을 방불케 했다.

평소보다 등산객 수도 훨씬 적었지만 등산로와 이어지는 성곽 한켠엔 어김없이 김흥환 씨(53)가 있었다. 이날 그가 판매한 것은 칡즙과 엿, 생수 등. 초콜릿이나 초코바도 좋지만 추위에 지친 등산객들이 기운을 차리는 데에 전통 엿도 훌륭한 간식이었다.

그가 이곳에 노점을 펼치는 것은 토요일과 일요일 뿐. 그래도 그는 산성에 오르지 않는 날이 없다. 등산로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듬이돌 만한 얼음덩어리를 서비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암산을 넘거나 우암어린이회관 또는 명암약수터에서 산성을 오르다 9부능선 쯤에서 만나게 되는 얼음골. 여름에야 더위를 식히려 한다지만 한겨울에 까지 지게에 돌덩이만한 얼음을 매일 져 나를 필요가 있을까.

그는 “매일 보던 얼음이 없으면 등산객들이 궁금해 하잖아요”라며 예의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얼음골 서비스 외에도 최근 대장암으로 고생하는 직지 대모 박병선 박사를 돕기 위해 200만원에 가까운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노점 한켠에 모금 취지를 알린 안내문과 함께 성금함을 걸어 모은 돈이다. 그가 얼음서비스의 숨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전해져서인지 모금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참여했다고.

그는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 이곳에서 모금활동을 할 수 있으니 적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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