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유발효과 29조원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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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유발효과 29조원 믿을 수 있나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0.03.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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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무시한 충북개발연구원 파급효과 분석
투자협약 이행 전제로 분석…변수 고려 못해

충북도의 기업유치 성과가 21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에 따른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분석기관과 시기에 따라 경제유발효과의 편차가 커 분석방법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충북도 산하기관인 충북개발연구원의 분석결과를 놓고 기관의 특성때문에 과대포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충북개발연구원은 21조원 투자유치를 통해 29조원의 경제파급효과와 20만명의 취업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얼어붙은 체감경기는 좀처럼 녹지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충북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조원의 투자가 종료되는 시점의 충북은 새로운 일자리 20만개가 생겨나고, 건설파급효과와 생산파급효과를 합쳐 29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은 3% 경제로 불리는 충북경제가 2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선 2008년 충북도가 발표한 ‘충북 아젠다 2010플러스’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충북 아젠다 2010플러스’에는 2010년 도내 1인당 GNDP(지역내총생산)는 3만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발표 당시 충북의 1인당 GNDP가 1만 6000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분석방식에 따라 결과 달라
충북도와 충북개발연구원이 밝은 전망을 내놓은 것과 달리 학계에서는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이현재 청주대 교수는 ‘신성장동력 확충과 충북경제 발전전략’이라는 논문을 통해 “기업투자유치가 제조업생산지수의 향상이나 충북 미래에 대한 기대 형성에는 기여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분석의 근거로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것 같아도 아직까지는 중앙정부 의존적이다. 제조업이 많아야 생산이 크게 늘고, 고용창출도 일어난다. 그런 점에서 충북도가 유치한 기업들은 탄력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21조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놓고 경제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데 차이가 나는 것은 분성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개발연구원의 파급효과 분석은 한국은행이 만들어내는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이에 수치를 적용해 계산해내는 방식(산업연관분석)을 취한다.

다시 말해 일정한 프로그램에 21조원을 입력하면 생산유발효과가 계산돼 나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부가가치파급효과와 취업유발효과도 산출되게 된다. 이런 방식의 분석은 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산업연관표를 5년마다 재생산해 시차에 의한 오류도 발생한다.

이 교수는 “기업투자유치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GRDP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역경제 자료가 부족하고 충북의 기업유치를 GRDP자료에 적용하려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차선책으로 제조업생산지수나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분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충북개발연구원의 분석에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이를 설명하지 않고 수치만 접하게 되면 더욱더 오해가 커진다. 충북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경제파급효과 분석은 기본적으로 충북도의 투자협약 사실을 토대로 한다. A라는 기업이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면 투자기간과 관계없이 1000억원의 투자가 종결된 것으로 보고, 또한 협약 당시 업체들이 직접고용예상인원을 기재한 것을 100%이행한다는 가정하에 산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실행률 높여야
앞서 밝혔듯 하이닉스는 지난 3년간 고용인원이 200명 감소했지만 충북개발연구원의 분석에는 8000명이 신규고용된 것으로 적용된 것이다. 투자협약의 허수가 파급효과에도 작용되는 것이다. 충북개발연구원이 자료를 분석한 지난해 11월 7일 현재 충북도는 163개 업체와 투자협약을 맺었고, 직접고용예상인원은 4만 8331명이었다.

이를 전제로 충북개발연구원은 29조 4069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2조 9049억원의 부가가치효과, 20만5180명의 취업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투자 파급효과로 인해 도내 인구는 12만 8412명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고, 1896억원의 조세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기업투자유치의 경제적 효과를 종합해보면 이를 통해 충북경제의 역동성이 좋아졌다. 이를 통해 생산활동의 안정성도 향상됐다”고 평하며,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큰 기업을 유치해야 하며, 투자협약 업체들의 실질적인 투자실행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약을 체결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도 협약기업의 사후관리를 통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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