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후보 '열린교실' 경쟁후보엔 '닫힌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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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후보 '열린교실' 경쟁후보엔 '닫힌교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05.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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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장소제공 난색… 일부 교육감후보 선거홍보 방송CF 촬영 진땀

교육감·교육위원 후보들이 선거홍보용 사진과 방송CF 촬영장소 섭외에 진땀을 빼고 있다. 선거일을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괜한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은 학교장들이 학교를 촬영지로 개방하는 일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교육감 후보에게만 관대한 학교장들에 대해 형평성 시비까지 제기하고 있다. 교육감 후보 A씨는 지난 7일 이기용 교육감 후보가 재임시절 선거홍보물을 미리 촬영했던 장소로 알려진 청주 S고에 홍보CF촬영 협조를 의뢰했다.

하지만 대답은 "NO"였다. 또 촬영팀이  최적지로 뽑은 청주 C중학교 등 몇몇 학교도 촬영협조를 의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역시 '안된다'는 말뿐이었다. 결국 A후보는 촬영대본을 바꿔 학교 밖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배경으로 촬영하기로 했다.

이는 또다른 교육감후보인 B씨의 말도 마찬가지. B씨는 "학교장과 교감들이 유력후보 눈치를 보느라 장소제공에 난색을 표명해 지인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해 학교측에 거부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교육위원 후보인 C씨의 말도 마찬가지다. C씨는 "선거홍보물 촬영을 위해 학교와 학생들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난색을 표명해 촬영이 안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주 S고 교장은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괜한 오해를 살수 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며 "교육활동 차원에서 사전에 촬영 협조를 의뢰했다면 똑같이 기회를 줬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기용 교육감 후보는 재임시절인 지난해 9월께 우리학교 특기적성교육 방과후 학습 참관을 위해 방문을 했다가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사전에 선거홍보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감 후보 A씨는 "예비등록을 하고 선거활동을 하는 기간에 제작하는 선거홍보물을 어떻게 미리 제작할 수 있겠냐"며 "13∼14일 후보등록을 하고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유세활동에 들어가면 방송 CF로 내 보내려던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란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고 유권자에게 정책공약 등으로 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그런데 유력 후보에게 알아서 줄서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교육계의 관행을 뿌리 뽑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기용 교육감 후보는 "교육감을 지낸 사람으로 치졸하게 선거 홍보물 촬영을 방해하는 일은 할 수 없는 일 아니냐"며 "일체 대응을 하고 싶지 않다. 선거 홍보물 사진도 5월초 예비등록을 하고 촬영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한편 충북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들의 방송용 CF촬영을 위해 학교 일정 공간을 제공하는 일은 학교장과 기관장의 업무협의사항으로 얼마든지 제공 가능하다"며 "이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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