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동네에 세운 인재배출 기원 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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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동네에 세운 인재배출 기원 솟대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06.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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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묵 솟대예술가·주민 이태희 씨 “건강·인재요람 기원하죠”

청주에서 인재가 많이 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재개발 동네에 솟대가 세워져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 사직2동(동장 이중훈)은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되는 충혼로 1.3㎞에 야생화 2000그루, 벽화, 솟대 등을 심고, 세우고 있다. 특히 국보로 4거리에서 중앙도서관 충혼탑으로 향하는 200m구간에 지역주민 이태희(68)씨 등이 조병묵(69) 솟대예술가의 지도를 받아 솟대 260여개를 지난달 31일부터 세웠다. 또 복종선 공예가의 도움으로 야생화 옹기화분도 설치했다.

▲ 조병묵 솟대예술가(오른쪽)와 주민 이태희씨.
솟대는 삼한시대부터 마을의 안녕과 수호, 그리고 풍농을 기원하며 마을 입구에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거 급제를 기념하기 위해 세우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솟대의 기운을 충북도중앙도서관 메인 솟대로 모아 서울로 향하게 하는 인재배출 기원 솟대를 세운 것.

조병묵 솟대예술가는 “교육의 도시로 알려진 청주는 생각보다 인재가 많이 나온 곳은 아니다”라며 “처음 학을 세우려 했으나 재개발 동네의 안녕과 풍요를 함께 기원하는 의미에서 솟대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부터 조상들은 임금이 살고 있는 서울(중앙)을 향해 솟대를 세워두고 훌륭한 학자가 많이 나오길 바랐다”며 “충혼로 솟대도 공자가 얘기하는 이상적인 선비, 군자가 청주에서 많이 나오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솟대예술가 조씨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저자로도 유명하다. 15년 전 음성고에서 사회과 교사로 교편을 잡고 있다가 우연히 공주 박물관 솟대를 보고 전통의 미에 빠져 27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지금껏 솟대 연구에 헌신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감상할 수 있도록 솟대를 실내 장식으로 끌어들여 현재 청주라마다호텔 전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우암산 학습공원 등 청주 곳곳에서 그의 솟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런 그가 중앙도서관에 설치된 인재배출 메인솟대 제작에 참여했다.

그리고 한때 건축업을 하며 어깨 너머로 배운 솟대 제작 솜씨를 발휘해 참여한 또 한사람의 마을 주민은 이태희 씨다. 30여 년 동안 청주 사직2동에서 살아온 그는 현재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씨는 “마을 주민의 건강도 기원하고 재개발 동네가 인재양성의 요람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동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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