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애 젖 한번 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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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애 젖 한번 더 준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10.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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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 경제사회부 기자

‘민선5기 성공슬기 로컬 거버넌스’. 지난 두 달여간 지역 4개 신문사가 공동 기획취재를 벌인 아이템이다. 거버넌스란 생소한 용어가 피부에 와 닿지 않던 것이 지역주민들이 삶에 지혜를 모아 가는 과정이라고 나름대로 정리가 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로컬 거버넌스(주민협치)란 용어 속에는 지역 주민들의 일은 지역 주민이 가장 잘 알고 이런 욕구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란 정서가 녹아 들어가 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민선5기 녹색수도를 선포한 청주시의 수범사례가 될 만한 생태수도 순천시를 다녀오기도 했다. 순천은 지난 95년 일찌감치 그린순천21추진위원회란 거버넌스를 꾸려 순천만 보존과 동천 살리기를 해 온 곳이다.

이는 바다 없는 마을 충북 청주의 무심천 살리기나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 운동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선도 사례로 높이 평가 받고 있지만 끊임없이 지역의제를 생산해 내는데 실패하면서 현재 유명무실한 주민참여 기구란 비판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그린순천21추진위원회와 역사를 같이한 순천대 산림자원학과 김준선 교수는 주민의 삶과 직결된 지역의제를 끊임없이 제안할 수 있지만 결국 경제적인 이유로 행정기관이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 한계임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거버넌스는 정책제안과 조정기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운동의 방향설정도 새롭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쟁의 시기는 끝났고 이제 시정에 주민참여가 왜 필요한지 교육과 홍보를 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천안시 민관공동협력체의 프로그램 추진은 현실적인 듯하다.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거버넌스 기구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이나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의 말처럼 지방정부는 주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투명하게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리도 예방하고 주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지방정책의 추진과정에서 갈등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빈민가로 전락하던 로체스터시가 값비싼 야채를 먹기 위해 도심 속 협동농장을 일구고 마을 발전 기금을 조성해 나가는 것처럼 주민참여와 단체장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침묵하는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수 없고 우는 아이에게 젖 한 번 더 준다는 진리처럼 이제 지역주민들 스스로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인 듯싶다. 이는 교육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새터민 학생들의 학업중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스스로가 시정에 참여하고 자기권리 찾기에 목소리를 높여가는 과정이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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