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년치 품삯으로 받은 쌀 15가마니를 팔아 산 밭 660㎡(200평)에 움막을 짓고 각종 야채를 일궈 부농의 꿈을 이뤘다. 하씨는 “한국전쟁과 보릿고개를 겪으며 가난에 한이 맺혔다”며 “그래서 야채를 판 돈은 저축했고 돈이 모아지면 땅을 샀다”고 말했다. 무일푼에서 성공신화를 쓰기까지 걸린 시간은 60여년이다. 목표는 오직 그의 명의로 된 땅을 가져 보는 것이었다.
이 같은 노력은 앞서 1970년 11월 농어민 소득증대 특별사업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 지난 2006년 10월말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 43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울 중앙 새마을 지도자 연수원에서 새마을 운동 전도사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을 벌이는 계기가 됐다.
사실 그는 자린고비로 유명하다. 부농의 꿈을 이뤘지만 아직도 검정고무신을 고집한다. 또 인근 대학교를 돌며 자판기에서 쓰고 남은 1회용 종이컵을 모아 각종 야채모종 포트재배를 하고 있다. 그는 90년대 초반 포트재배가 일상화 되지 않았을 때에 1회용 종이컵을 재활용 한 야채 모종 판매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한때 호박, 오이, 참외, 토마토 모종을 길러 판매한 수익금 4000만원 중 일부를 결식아동 돕기에 쾌척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를 주변에선 “돈을 쓸 줄 아는 자린고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컵 할아버지’란 애칭도 얻었다. 하씨는 “돈은 가치있게 쓰면 값어치가 있지만 막쓰면 ‘휴지조각’이 된다”며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무서운 돈은 제대로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