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같은 마음에 나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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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자 같은 마음에 나섰지”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12.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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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녹이는 배움터 지킴이 조상호 씨

▲ 왼쪽부터 조상호·박병현·박관오 씨. / 사진=육성준 기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8일 오후 배움터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조상호(76)씨를 청주 덕성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났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 씨는 배움터 지킴이 순찰요원 2명과 함께 학교 인근 후미진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었다.

평생을 건설 일용 노동자로 살아온 조 씨는 해병 62기로 지난 9월28일 청주교육지원청이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창설한 배움터 지킴이 순찰대에 해병전우회의 추천을 받아 함께하고 있다. 100여일 째를 맞는 이날도 해병전우회 박관호·박병현씨와 3인 1조가 되어 순찰을 돌았다.

청주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배움터 지킴이 순찰요원은 퇴직교원과 퇴직경찰, 해병전우회원, 어머니 방범 순찰대원 등 1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청주 시내를 7개 권역으로 나누어 2〜3명이 1개조로 편성해 평일 오후 2시〜7시, 토요일 오후 1시〜7시까지 순찰을 돌고 있다.

그동안 학생 상담활동 42건 134명, 교통안전지도 78회, 배회학생 귀가지도 39건 141명, 흡연학생 106건 393명을 지도하는 성과도 있었다. 특히 조 씨는 동료들과 벌써 8년째 덕성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돕는 교통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

청주 주주동이 고향인 조씨는 우연히 덕성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찻길에 건너지 못하는 어린 학생을 발견하고 교통지도 봉사를 결심한지 8년이 됐다고 한다. 지금은 횡단보도가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지하차도 이용률은 떨어지고 찻길 무단횡단으로 학생들이 수도 없이 위험한 순간에 노출 됐었다고 한다.

그래서 월남파병 용사이기도 한 해병전우회 동료들과 교통지도봉사를 하면서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여자 아이들이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며 “내 손자들이라 생각하고 귀가 지도를 하려 하면 도망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지역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 분들이 힘을 내어 더욱 열심히 봉사 할 수 있도록 언론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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