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학교서 밤엔 야학에서 남다른 제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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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학교서 밤엔 야학에서 남다른 제자사랑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2.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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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모 청주 상당고 교사 야학교사 된 사연

남다른 제자 사랑에 야학과 인연을 맺은 교사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이 되고 있다. 청주 상당고등학교 장진모(49) 지구과학 교사. 그는 22년 전 첫 발령지인 제천중학교에서 담임을 맡았던 한 학생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를 하자 검정고시 준비를 위한 야학을 알아보다 야학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낮에는 학교 교단에서 밤에는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오고 있다. 그는 "집안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신경을 써 줄 일이 별로 없다"며 "오히려 소외받고 가난한 학생들이 세상에 홀로 설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침을 주는 일이 교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기도 했던 장 교사는 5년 전 청주 주성고로 발령을 받으면서 최근까지 청주 구법원 4거리 충북도새마을회관 3층에 자리한 '늘푸른교실 야간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연중 수시로 무료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늘푸른교실은 풀잎반(초), 꽃들반(중), 다솔반(고), 한글반 각 15명씩의 정원을 받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7일부터 고입(12명), 중입(18명), 초졸(10명), 한글반(5명) 등 45명의 학생이 장 교사 등 20여명의 자원봉사 교사들에게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역사, 도덕, 예체능 계열 등 주요과목 수업을 받고 있다. 장 교사는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를 갖고 찾아오다 보니 수업 분위기는 정말 좋다"며 "오히려 야학을 하면서 교사로서 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 알파벳도 모르던 할머니가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까지 전공하고 학위를 받는 것을 지켜 봤다"며 "스스로 안주하면 양로원에서 무력한 삶을 살아야 할 할머니가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오히려 양로원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인생역전의 감동 드라마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야학이다. 또 야학에는 야학출신 교사들도 더러 있어 자신이 받은 은혜를 되갚는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교직 생활 동안은 물론 정년후에도 야학은 계속 하고 싶다"며 "특히 도시 빈민을 위한 비인가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인가 받은 전원학교 등은 정규과정을 인정받고 생활이 조금 나은 편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또 장 교사는 "늘푸른 야학교실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며 "배움의 뜻이 있는 사람은 연락(010-3337-7883)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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