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서 생겨도 흥덕서 치안수요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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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서 생겨도 흥덕서 치안수요 부담 여전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3.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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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지 지난해 5대 강력범죄 사건발생 빈도 1.7배 이상
치안 서비스 질 하락 우려… "치안여건 따라 경력 배치"

   
▲ 오는 4월 청남서 개서로 치안수요 부담을 덜 것으로 생각했던 청주 흥덕경찰서가 관할내 5대 강력범죄 발생 빈도가 높아 치안수요 부담이 여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오는 5월 개서를 앞두고 있는 청주 청남경찰서의 관할지 및 경찰 인력 배치 조정이 3월 중 마무리 될 예정인 가운데 분서 이후에도 청주 흥덕경찰서의 치안수요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3개 경찰서의 치안수요 편차가 커 새롭게 신설되는 청남경찰서의 경우 유유자적 하는 선호 근무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청주 흥덕경찰서 관할 지구대(6) 및 파출소(3)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총 6123건 중 72%에 해당하는 사건이 새롭게 조정되는 흥덕서 관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조정되는 청주 흥덕경찰서 관할 지구대는 사창(1354), 강내(260), 복대(1260), 강서(1545)지구대 등이다. 

더욱이 새롭게 조정되는 청주 상당경찰서 관할지인 4지구대 1파출소, 청주 흥덕경찰서 4지구대, 청주 청남경찰서 2지구대 7파출소에 대한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5대 강력범죄 총 9483건을 놓고 볼 때에도 46.8%(4419건)가 청주 흥덕서 관할 지구대에서 집중 발생한 점을 미뤄 짐작 하건데 치안 수요 부담은 줄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우려는 사건 발생이 해마다 줄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를 볼 때에 상당한 신빙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치안수요에 맞는 적절한 경찰인력 배치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충북경찰청이 내세우고 있는 맞춤식 치안복지는 헛구호에 머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 1인당 치안수요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치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안수요·예산 부족 이유 차일피일

   
사실 치안수요를 감안해 청주 흥덕경찰서의 분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2001년부터다. 하지만 2002년 말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작은 정부론'에 밀려 물거품이 됐다. 이후 2003년 본격적으로 청주 흥덕경찰서 분서와 제 3의 경찰서(가칭 남부경찰서) 신설이 추진됐다. 그러나 3년여 동안 원정범죄를 막기 위한 역세권 치안수요 확보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4년 제주와 인천, 2005년 충남 천안 동부경찰서, 경남 김해 서부경찰서, 경기도 용인 서부경찰서에 밀려 분서 추진이 무산됐다. 그러나 오창IT·오송BT 단지 조성과 함께 치안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마침내 지난 2007년 중순께 청주 흥덕서 분서와 함께 청주 제 3의 경찰서 설치를 위한 5억여 원의 국비지원승인을 받게 됐다.

이후 건립부지 매입 논란과 더불어 경찰서 명칭이 한 차례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 연고성이 부족하고 자칫 종교 편향성 시비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이유로 당초 직지경찰서에서 청남경찰서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오는 5월 청주시 상당구 운동동에 바로 이 청주 청남 경찰서가 1실(청문 감사실) 5과(수사, 경무, 생활안전, 경비교통, 정보보안), 2지구대 7파출소의 1급지 경찰서로 새롭게 문을 열게 됐다. 1급지 경찰서는 인구 25만 이상일 경우 가능하다.

이로써 1실 6과(+형사과)의 청주 흥덕경찰서, 1실 5과의 청주 상당경찰서와 더불어 청주·청원 80만 인구의 치안수요를 담당할 3개 경찰서 시대를 연 것이다. 하지만 현재 경찰관 1인당 934명의 치안 수요를 담당하는 청주 흥덕경찰서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청주 흥덕서 경찰관 1인당 치안수요는 901명으로 충북경찰청 산하 11개 경찰서 중 가장 많다. 당시 1인당 담당 인구수가 262명에 불과하던 보은경찰서 보다 3.4배 많았다.

"인력 빼내기보다 증강 배치 필요"
또한  최근 충북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보다 청주 흥덕경찰서 경찰관 1인당 치안수요는 33명이 더 많아졌다. 충북경찰청 경무과 조성호 기획예산계장은 "경찰서 관할지 조정에서 인구수는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며 "4대 강력 범죄를 포함한 치안수요를 놓고 따진다. 재작년 사건발생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서 인력 배치를 30(상당서)대 40(흥덕서)대 30(청남서)의 비율로 하다 보니 지난해 치안수요와 조금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차후 인력 조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할지 조정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고 신설되는 청남경찰서 인력은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들과 본청 승인을 앞두고 있는 30여명의 경찰 인력을 감안해 200여명 안팎에서 30여명을 더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할 지구대 및 파출소 인력은 그대로 가는 것이고 3개서 경찰서 인력은 집회시위가 많은 도청과 시청 소재지인 상당경찰서, 도교육청 소재지인 청남경찰서는 경비교통 인력, 흥덕경찰서는 수사·형사 인력을 좀 더 많이 배치했다. 치안수요와 지리적 여건에 따라 심사숙고해 관할지 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관할지구대와 파출소를 포함해 청주 흥덕경찰서 경찰 인력은 547명, 청주 상당경찰서는 441명이다. 이 중 본서 근무자만을 놓고 볼 때에 청주 흥덕서는 247명, 청주 상당서는 210명으로 청주 청남서도 상당서와 비슷한 수준에서 근무자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청주 흥덕·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청남서 개서와 관할지 조정을 두고 벌써부터 경찰서 내부가 술렁이는 분위기다"며 "경찰 인력을 새롭게 증원하기보다 기존 경찰서에서 빼내어 가다 보니 업무 부담이 주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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