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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1.03.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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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불교경전 ‘보왕삼매론’에 나오는 말이다. 영동군의 행정에 병고가 있음이 드러나 감사원이 집중 감사를 벌였다.

지난해 4월 한 면사무소 직원이 20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올해 7억원대의 유가 보조금 횡령사건과 보건소 직원의 10억원대 공금횡령 사건 등 대형 공직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감사원이 특별 감사를 벌인 것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신체장기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종합병원에서 대대적인 검진을 받은 셈이다. 영동군은 가슴을 졸이며 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종기를 짜내는 정도에서 끝날 것인지 환부를 대대적으로 도려내야할 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행정기관이 자체 감사라는 통상적인 검진기능을 갖고 있음에도 이렇게까지 병이 커지도록 내버려뒀다는 것이다.

사실 행정기관도 사회적 유기체인데 어찌 잔병이야 없겠는가. 감기에 걸리고 배앓이를 하면서 몸가짐과 식습관을 바로잡는다면 잔병치레를 통해 큰 병을 경계할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영동군은 그동안 잔병이 주는 신호를 무시해 병을 키웠다는 얘기다.

잔병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라

지인이 큰 병을 앓는 것을 보고 내 건강을 챙기게 되는 경우도 있다. 도내 12개 시군은 이시종 지사의 특별지시에 따라 회계업무 등에 대한 자체감사를 벌이고 있다. 9일부터 읍·면·동이 교차 감사를 벌이고 있는 충주시와 제천시는 보조금 등이 누수 됐는지 여부를 파악키 위해 은행 출납자료까지 살펴보고 있다.

청원군은 15일부터 24일까지 충북도로부터 2009년 5월 이후 추진한 업무 전반에 걸쳐 종합감사를 받는다. 종합감사 형태를 띠고 있지만 감사역량은 보조금 정산 등 회계업무에 집중될 전망이다. 도는 기초지자체의 자체감사가 끝나면 몇몇 시군을 선별해 강도 높은 후속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CT촬영에서 미심쩍은 징후가 발견되면 MRI를 찍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충북도 조경선 감사관은 “회계업무 전반을 살펴보면 영동군과 같은 범죄유형이 다른 시·군에서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점이 나오거나 비리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회계업무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개선책까지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3일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영동군에서 벌어진 여러 건의 공금횡령은 19세기 때나 나올 법한 범죄”라면서 “도내 모든 시·군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회계업무 담당직원을 전원 교체하거나 재임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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