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으로 되돌아간 '대한민국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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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으로 되돌아간 '대한민국 시계'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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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회 본사 고문 특별기고

2004년 3월 12일 오전 10시 55분, 대한민국의 시계는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민주연합등에 의해 역사의 시침이 거꾸로 되돌려진 것입니다.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경위권 발동 속에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온 나라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나는 일순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꽃이 피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던 1950년대 어느 해의 AP통신기사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탄핵안 처리를 막기 위해 몇일 째 본회의장에서 여야가 몸싸움을 하고 농성을 벌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무술경위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가고 탄핵안이 통과되는 순간을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은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자 당혹과 충격 속에 빠졌습니다.
 국민들은 탄핵안 가결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국정이 리더십공백으로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탄핵을 받아야할 국회가 누구를 탄핵하느냐"는 것이 성난 국민들의 목소리입니다. 민심은 순식간에 요동치고 주가는 폭락합니다.

오늘의 국정혼란은 대통령이 탄핵을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더라도 탄핵을 당할 만큼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소리도 크게 들립니다. 탄핵의 근거인 헌법65조 1항은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탄핵의 사유로 선거법위반, 경제불황, 측근비리를 들고있으나 경제와 측근문제는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게 대다수 법학자들의 의견입니다. 선거법위반 주장도 그렇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많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에 대한 선관위의 결정은 선거중립의무를 지켜달라는 것이었지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에 대해서도 노대통령은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사과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혹자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치공세가 뻔한 것을 알면서 사과를 어떻게 할 수 있으며 사과를 한다고 해도 탄핵안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 뻔한 마당에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사과를 할 수 있겠습니까.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사과한마디로 철회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사과하면 풀어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풀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국가대사가 사과 한 두 마디로 풀고 말고 할 일입니까. 야당의 속셈은 대통령을 무릎 꿀려 항복을 받자는 것 아닙니까. 

이번 탄핵안은 당리당략, 오기와 감정의 결과이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민의 성난 목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16대 국회, 당신들이 과연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습니까. 한나라 당과 민주당은 노 대통령을 비난할 만큼 도덕적입니까. 한나라당은 불법 대선 자금이 자기들의 10분의 1이 넘는다고 대통령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할 자격이 있습니까. 8분의 1이든, 9분의 1이든 그 여덟 배, 아홉 배가되는 쪽이 어떻게 남의 허물을 탓 할 수 있습니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의 승리' '국민의 승리'라고 주장을 하지만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말에 동의할 국민은 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고통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실업으로, 카드 빚으로 절망 속에 거리를 방황하고있는 국민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때아닌 폭설로 재해지구가 선포되고 재산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국민들, 산불로 집을 잃고 울부짖는 국민들의 울음소리가 귀에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할 국회의원들이 눈물을 닦아주지는 못 할망정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을 불안 속에 몰아 넣고 있으니 이 어찌 딱하지 않겠습니까. 12일 저녁 철당간 마당에서 열린 탄핵비판 청주시민대회에는 노점상을 하는 40대, 만두집을 하는 30대, TV를 보다 눈물을 못 참고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30대 가정주부도 목이 메어 외쳤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누가 탄핵하느냐"고.   

 나는 단언합니다. 야당의 탄핵안은 패착(敗着), 눈앞의 수에 홀려 두 수를 보지 못한 악수(惡手)입니다. 나는 이번 야당의 탄핵이 '불장난'이라는 사실을 단언합니다. 두고 보십시오. 그 불이 누구를 태우는가를…. 민심은 천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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