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뛰어넘어 우정쌓는 두 성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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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뛰어넘어 우정쌓는 두 성직자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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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식신부·정은광교무 한국화전 ‘화제’

종교가 다른 두 성직자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천주교 청주교구 연제식신부(55)와 보은교당 정은광교무(45)는 무심갤러리에서 18~24일까지 ‘무슨일로 저 바람은 잠든숲을 흔들어서 -두 성직자이야기’를 주제로 한국화전을 열었다.
이번전시는 원불교 ‘원음방송’개국을 축하하며 서울,부산에 이어 청주에서 연 것으로 판매수익은 모두 불우 이웃 돕기에 쓰여질 예정이다.
두 성직자는 98년 정 교무가 한국화를 그리는 연 신부의 소식을 듣고 찾아가 대화를 나눈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종교를 뛰어넘는 우정을 쌓아왔다고 한다. 정 교무는 “교역에 일하는 사람 중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며 “앞으로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정기전시회를 함께 열고 싶다”고 말했다.
정 교무는 90년 ‘애지원’ 문화단체에서 사군자, 동양화 프로그램 개발을 하며 자연스레 한국화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12년째 그림을 그려온 정 교무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원광대학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정교무는 지금 보은문화원에서 한국화를 가르치고 있어 ‘그림그리는 교무님’으로 통한다.
정 교무는 “한국화는 한국사람 정서에 맞는 그림이다. 편안하고 투박하면서도 당당하다”며 “한국화는 내 생활의 일부이다. 올 겨울엔 더 많은 작업을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 교무는 연 신부의 그림에 대해 “개성이 있고 화면구성이 정교하며 질감이 좋아 선명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정 교무는 지금 보은교당을 손수 짓느라고 바쁘다. 현장감독을 맡고 있는 정 교무는 ‘생활속에 깨달음을 얻고 실생활에 다시 활용하라’는 원불교 교리를 실천하며 포교활동과 구도활동을 하고 있다.
연 신부는 광주 카톨릭대학과 홍대 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북 일원의 성당에서 주임신부로 봉직하던중 81년부터 86년까지 파푸아뉴기니아 선교활동을 다녀온후 최근 3년전부터는 괴산 은티마을에 터를 잡고 논밭을 가꾸며 농촌사목을 펼치고 있다.
채식주의자인 연 신부는 손수 채소를 길러 나눠주기도 하며 충주환경운동연합에 가입하여 환경운동까지 관여하고 있다.
그림 그리고 농사지으며 사는 것이 소망이라는 연 신부는 정 교무와는 주로 수도하는 이야기, 선하는 이야기, 환경이야기를 나눈다며 요즘은 미국테러리즘에 대해 많은 반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 교무는 “종교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종교에 깊이가 없어진다. 종교, 철학이 없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 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번 전시는 전북익산( 11월 1~8일)을 끝으로 순회전시를 마감한다.
관객들은 연 신부와 정 교무의 만남처럼 따뜻한 한국화 전시회가 오랜만에 열렸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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