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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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4.03.0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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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최고 “봄이 되어서인지 ‘짝짓기’가 성행”
   

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그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었는데, 쥐가 사람의 말로 말하였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라.”
왕은 기병에게 명령하여 뒤따르게 하였다. 남쪽의 피촌에 이르렀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멈춰 서서 이 모습을 구경하다 갑자기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길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그때 한 노인이 연못 속에서 나와 글을 바쳤다. 그 겉봉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사신이 와서 글을 바치니, 왕이 말하였다.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뜯어보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일관이 아뢰었다.
“두 사람이란 백성이요, 한 사람이란 왕을 말하는 것입니다.”왕이 그 말을 옳게 여겨 뜯어보니 이렇게 씌어 있었다.
“거문고 갑(匣)을 쏴라.”
왕은 궁궐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쏘았다. 그 속에는 내전에서 분향 수도하는 승려와 비빈이 은밀히 간통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주살되었다.
<삼국유사 기이 제1 ‘거문고 갑을 쏘다’ 중에서>

역사에는 전하지 않는 ‘南國’의 전설

닭 울음소리가 사라졌던 시절에, ‘닭처럼 울부짖는 이(계옹·鷄翁이라고도 함)’가 있었다.
“닭이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朴통이 한때 정보부에 명하여 뒤따르게 하던 이였다. 남국이 全통을 넘어 盧통에 이르렀을 때, 여야는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 여(與)의 지지율이 멈춰서고 닭처럼 울부짖던 이가 간 곳을 쫓지 못하니 여소야대라. 그때 한 노인(이름이 ‘자의반’ 또는 ‘타의반’이라는데 분명치 않음)이 격구장 중매에 나섰다.

“들어오면 두 사람이 죽고 들어오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자의반이 설득하니, 계옹이 말하였다.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들어가지 않고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
자의반이 또 말하였다.

“두 사람이란 전·노(全·盧)가 될 것이요, 한 사람이란 계옹을 말하는 것입니다.”
계옹이 그 말을 옳게 여겨 들어가니 일약 ‘왕의 길’이었다.

“밥값을 쏴라.”
계옹은 궁궐로 들어가 주로 칼국수를 쐈다. 그 후 야합이라는 비난까지 들으며 계옹을 영입했던 盧통은 은밀한 비자금이 드러났다. 그래서 친구 全통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옛날에는 정치의 역사가 야합과 배신으로 쓰였다고 한다. 물론 옛날 얘기다. 그래서 현대의 정치인들은 야합과 배신을 엄격히 경계한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제3지대에서 신당을 만든다고 하니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발끈했다.
“봄이 되어서인지 선거 때여서인지 ‘짝짓기’와 야합이 성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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