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 해보실래요? 아주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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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해보실래요? 아주 매력적입니다”
  • 오혜자 객원기자
  • 승인 2014.06.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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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히는 전문 암벽등반가 권오영 씨, 7월에 키르키즈스탄 해외원정 예정
평소에는 충북산악조난구조대 활동 열심…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안전 챙겨
   
▲ 권오영 씨가 청주‘타기클라이밍센터’에서 홀더를 움켜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클라이밍센터에 들어서니 운동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반, 벽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반이다. 벽을 오르는 일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한 초등학생이 손과 발을 빠르게 옮겨가며 벽을 타고 이동했다. 주위 사람들은 몸이 가벼운 아이들이 더 잘 한다느니, 조금만 매달려 있어도 힘이 들어가 운동효과가 크다느니 한마디씩 했다.

언제부턴가 실내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기량이 어느 정도 오르면 자연 암벽등반에도 도전한다. 취미로 시작해서 7년차가 된 암벽등반가 권오영(36) 씨는 다음 달 해외 암벽등반 원정에 나선다. 그는 LG화학에 근무하면서도 취미생활을 마음껏 즐기는 사람이다.

권 씨는 “클라이밍은 몰입도가 강한 운동이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힘을 다 쓰기 때문에 자연스레 몸의 근력이 강화되고 균형이 잡힌다. 보기에 가만히 있는 것 같으나 긴장을 지속하느라 작은 근육도 단련된다”며 매달리고 오르는 암벽타기의 특징을 알려줬다. 자연바위 암벽등반을 잘 하기 위한 트레이닝 목적에서 시작된 실내 암벽등반이 어느새 일반인 사이에서는 건강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반적으로 초등학생과 젊은 여성 클라이밍 인구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 클라이밍은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이 유리하다. 클라이밍에 재미를 붙이면 자연스럽게 먹는 것을 조절하게 되고 체중관리의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취미로 시작한 암벽등반, 이제는 전문가

권 씨는 등반인들 사이에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문 암벽등반가로 알려져 있다. “등산과 자전거일주처럼 취미로 시작했다가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암벽등반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인내하고 몰입해서 높은 암벽을 오르는 과정이 좋다”면서 “오른 후의 만족감은 순간이지만 위험한 순간을 해결하고 이겨내려면 거만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것이다.

자연 암벽등반은 700~800m의 거대한 벽을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거슬러 오르는 일이다. 보통 2인 1조로 움직이는데 등반자와 길을 보고 시야를 넓혀주는 확보자가 같이 호흡을 맞춘다. 자연 암벽등반시 함께 등반하는 동료에 대한 믿음 또한 절대적이다. 벽에 오를 땐 서로의 몸에 로프를 묶고 만에 하나 있을 상황에 대비한다.

권 씨는 선배이자 든든한 동료였던 故 민준영씨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올 초 직지원정대가 현지에서 故 민준영(실종당시 37세)과 박종성(〃 42세) 대원의 5주년 추모 행사와 6주년 직지봉 성공 기념행사를 각각 열 계획이었으나, 파키스탄 내 무장세력의 산악인 테러위협으로 취소한 바 있다. 권 씨는 “준영 형은 2008년 직지원정대로 참여해 파키스탄 카라코룸 산맥에 직지봉을 명명한 전문산악인이었다.

이후 다시 원정에 나섰다가 사고가 났다. 안전에 최선을 다해도 자연재해 등의 위험은 항상 따르는 일”이라며 “초보는 물론 전문등반인도 사고에 대비하는 현장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 카메라팀과 함께 해외원정

   
▲ 암벽등반으로 지문이 사라졌다. 오랜 훈련의 시간을 보여주는 권 씨의 손.
권오영 씨는 충북산악조난구조대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충북산악조난구조대는 적십자봉사대 소속 민간구조대다. 험준한 지형의 다양한 산악사고 발생시 요청에 의해 투입된다. 현재 민간구조대원 29명이 활동하고 있다. 조령산에서 훈련 중 산불발생신고에 즉각 달려가 초기진압에 성공한 적도 있다. 평상시에는 등산로들을 미리 점검 보수 하는 산안 안전점검반 역할을 하고 있다.

올 봄에는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체장애 어린이들과 구조대원들이 함께 산행을 했다. “가족이 감사해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을 보고 대원들도 매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의 안전한 디딤돌 역할을 해주는 충북산악조난구조대의 활약이 대단하다.

그는 7월 3일부터 25일까지 키르키즈스탄의 알라차국립공원 내에 있는 코르라5봉에 도전하기 위해 장기 해외원정에 나선다. 3명의 동반 등반인과 6명의 확보자가 함께 한다. 코르라5봉은 미개척지로 해발 4800m 높이에 암벽 높이만 800m에 이른다.

암벽등반도중 깎아지른 바위에 매달려 6일 정도의 밤을 지내게 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지상파 방송사 카메라팀도 따라간다고 하니, 한 청년의 담담한 도전을 조만간 생생한 현장화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등반이 훈련이고 과정”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눈빛이 의욕으로 불타오르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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