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배운 것 가운데결코 버릴 수 없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인생은 승부가 걸린 겨루기가 아니라는 사실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승부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내가 예전에 그런 태도로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사람이 스스로 비참해지는 것이나또는 남을 불행에 빠뜨리는 일이모두 인생을 승부로 생각하는 태도 때문이라고 보기에나이 들면서

낯익은 것을 만나면 정서의 안정을 얻게 되고낯선 것에서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일어나는 것은건강한 사람의 반응양식일 터,그런데 낯익은 것에서 지루함을 느끼고낯선 것에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도또 다른 형태의 반응양식이기도 합니다.어떤 것에든 자신의 반응양식을 살펴때때로 조절하는 일은쓰던 기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다름없는 점검행위,살면서 이런 점검과 정비를 하

오늘 새벽 어떤 글을 읽다가 그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구도자란 자신과 남을 포함해서 인간의 가치를 높게 매기고,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예전의 사람들을 되짚어 보면학자나 정치가, 농부나 기생은 말할 것도 없고,그 시대에 그렇게 천하게 인식했다던 백정에게서도구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 나왔음을 알 수 있는데요즘은 종교인 가운데에도

한 집단 안에서는 절대선(絶對善)인 것이 다른 집단이나 보다 큰 차원에서 볼 때에는 아주 낯선 것이거나 말도 안 되는 오류인 것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이런 문제는 우리의 일상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개인이거나 집단이 스스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 있는 규범이나 원칙, 또는 가치관이 보다 큰 차원이나 전체 안에서 어떤 의미와 위치를

말에 무게를 실을 줄 안다면대인관계가 달라질 것쯤이야 모를 사람이 없을 터인데,어떻게 하면 말에 무게를 얹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말에 무게를 싣기 위해서는단지 호기심 때문에 나오려는 말을 그냥 삼킬 것,의례적인 인사치레의 말을 삼가고 인사할 경우에는제대로 뜻이 담긴 말을 하려고 노력하기,그리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참견하여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나는 아주 가난합니다.그런데도 예전의 삶과 견줘보면그 예전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많은 것들을누리며 살고 있음을 봅니다.하여 오늘 아침에는예전의 그 가난한 때를 잊지 말고 살자고스스로에게 다짐을 시킵니다.'그 때가 좋았다'는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기 위함입니다.날마다 좋은 날!!!- 들풀 -

열무김치를 천천히 씹으면열무 자체에서 나는 단 맛을 느낄 수 있는데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식당에서 먹는 대부분의 음식이 조미료 범벅이더니만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설탕까지 퍼넣고 음식을 만들어서나 같은 사람은조미료 넣은 것 때문에 먹고 난 다음에 개운치 않음과단 맛 때문에 아예 밥맛을 잃던 일이 떠올랐습니다.음식을 꼭꼭 씹어먹지 않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려니어

내가 누군가를, 또는 그 어떤 것인가를사랑한다고 느낄 때그 사랑의 느낌이 옳은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방법은먼저 사랑한다고 말해보는 겁니다.그 때 상대방으로부터 나를 향해물밀 듯 밀려드는 사랑이 있다면그 사랑은 함께 나눠 즐겨도 좋을 터,때때로 사람의 관계에서 '사랑한다'는 말이'욕구의 다른 표현'일 수 있음을 헤아릴 줄 안다면보다 진지한 사랑나눔이 가능할 것

한 동안 6월항쟁 20주년을 맞이하여 열린갖가지 행사들로 거리가 바빴다고 합니다.준비하는 것을 보는 동안스무 해 전의 분위기와 6월 10일, 26일까지 이어지던사회 분위기가 저절로 떠올랐습니다.그 뒤를 이어 나온 6. 29 선언과거기서 탄생한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를 거쳐 여기까지 오는 동안그 때 6월의 분위기 안에서 펄펄 살아 뛰던 그 6월의 정신은퇴색하다

너그러운 지배자, 후한 부자, 여유로운 가난뱅이,이 세 가지가 갖춰진다면굳이 천당이나 극락이 필요없을 터,그러나 대부분의 지배자는 거칠고 속이 좁으며부자는 인색하고 때로 잔인하기까지 하고,가난한 사람은 조급한 것이사람 사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그런 세상을 살아가면서어떤 태도를 가지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데남에게 비난을 가득히 담은 손

사람의 한 삶도 가만히 보면제자리살이의 한 해와 많이 닮아 있어서싹이 돋고 잎이 자라고꽃 피워 열매 맺는 흐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풀과 나무들이 피우고 맺는 꽃과 열매가 서로 다른 것처럼사람마다 피우는 꽃과 맺는 열매가또한 그만큼 다른 것도 마찬가지,자라고 살면서 어떤 밥을 먹느냐에그 꽃과 열매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좋은 열매를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일은부질없거나 어리석은 짓,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또는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것은존재의 유무에 관한 일이라기보다는어떤 존재하는 것의 행위나 태도에 대한감정의 반응이기 때문입니다.물론 존재하는 것 자체에 대한싫다거나 좋다는 감정이 생길 수도 있지만그것은 대부분 이전의 행위나 태도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반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음이 사실그러므로 모든 순간순간의 판단은오직 그 자신에게 달려있고그 판단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반드시 본인이 져야 하는 것이 사실인데알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으니올바른 판단의 결과를 누리는 것도그 자신과 그에게 관계된 많은 다른 이들이 누리고그릇된 판단의 결과는 대개다른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의 책임을 짊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일부러 무엇을 남기겠다고작정하고 어떤 몸짓을 하는 건아무래도 섣부른 짓이지 싶습니다.그런 생각을 하며내가 걸어온 시간과 공간을 되짚어 살피니참 많은 흔적들을 남겼다는 것을 보게 되고,더욱이 철없을 때 지도자인 척 하면서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각인시킨 일은두고두고 회한(悔恨)으로 남아있는데이제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궤적을 가만히 살펴봅니다.비교적 잘 살았지 않느냐고 스스로에게 말하다가그런 건 가장 가까운 데서 나를 지켜본 사람이훨씬 정확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갑자기 삶이라는 게 슬픔으로 다가와왈칵 눈물이 쏟아집니다.생명 있는 것이 살아있다고 하는 것은매 순간 순간이 모두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오늘 또 다시 경험하는 위기상황에 대한 실감

세상이 내 뜻대로 돌아간다면참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지금은 그런 생각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어리석었는지를비로소 알았습니다.상대방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면 싶지만그보다는 내가 상대방의 말을 듣는게훨씬 쉽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함께 어우러지는 세상,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아무것도 길들이려 하지 않고저마다 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문화는아직도 내가

감정의 흔들림은 의식보다 늘 먼저 일어납니다.내 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때'왜 저러지?' 하는 마음이 생기거나'저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거나또는 좋다거나 싫다는 느낌이 일어나는 것이다 감정의 흔들림감정이 흔들린다는 것은 정서적 안정감을 잃었다는 것으로부주의와 맞닿아 있으므로 결코 바람직하다 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앞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한 생명이 깨지거나 찢어지는 것,또는 그 죽어가는 과정도 고통이지만꽃봉오리가 터지는 개화,열매 맺느라 지는 꽃잎,그리고 생명이 태어나는 것도 또한 고통입니다.좀 멀찍이서 본다면고통과 즐거움의 구분이 모호해질 수도 있는데그가 누구든지금 아파하는 이가 있다면그 아픔으로 열리는 문 뒤쪽에 무엇이 있는지를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할 터인데그러면 고통에 빠져 함몰되지는

길을 가다가 돈 백만 원을 주웠다면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모든 사람이 엄청 기분 좋은 횡재라고돈 주운 것뿐 아니라 그 다음의 이야기까지마치 벌써 돈을 줍기라도 한 듯술술 신이 나서 펼쳐냅니다.내가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자모두들 제정신으로 돌아와 의아해 하는 얼굴로나를 봅니다.가만히 생각해 보자고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지금 아프거나 슬플 거라고남의 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