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약수 핵심은 물···물은 언제 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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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약수 핵심은 물···물은 언제 살리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5.05.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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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광천수 명예로운 이름 언제까지 갈까” 우려 여론
청주시, 물은 놔두고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만 새단장
▲ 올해 청주시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내용을 달리 했으나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행사 중심이다. 양이 줄고 톡쏘는 성분이 약화된 약수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청원군이 주최했던 축제 모습.

청주·청원통합 이후 청주문화재단이 바통을 이어받은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내용이 달라진다. 올해는 오는 29~31일 초정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전체 타이틀은 ‘왕의 약수, 풍류 초정’. 행사는 ‘세종, 청주에 납시다’ ‘초정, 풍악을 울려라’ ‘약수, 파란을 일으키다’ ‘초정, 풍류를 즐기다’ 등의 네 가지 컨셉으로 이뤄졌다.

축제는 오는 23일 저녁 청주 성안길 홍보행사에서 시작된다. 본 행사 1주일전 세종대왕 퍼레이드를 하면서 축제를 알린다는 것. 공식행사인 어가행차는 30일 오후4시 초정리 충북소주 앞~초정문화공원에서 거행된다. 그리고 3일 동안 공연이 이어진다. 가수 장재인·가인과 아이돌그룹 마마무가 출연하는 ‘스파클링 콘서트’가 있고, 가수 김건모·이문세·조관우·바비킴을 모창하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히든싱어 in 청주’가 있다.

 

아울러 ‘약수, 파란을 일으키다’라는 주제로 초정약수를 테마로 한 물놀이체험이 준비돼 있다. 신나는 물총싸움과 워터 슬라이드 체험, 족욕체험 등이 그것이다. 그 외 품바공연·씨름대회·서예 휘호대회·사생실기대회·백일장 등의 부대행사도 있다.
 

▲ 초정에 있는 ‘초정약수의 유래’ 표지판. 초정약수 특징과 효능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쉽게 물을 살리기 위한 행사는 없다. 초정약수가 있었기 때문에 세종대왕이 안질치료를 위해 초정에 머물렀던 것이나 이제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물’이 빠져 있다. 청주문화재단은 ‘초정 르네상스 사업’ 연구용역서에서 “세종이 안질을 심하게 앓자 대신들이 초정약수를 추천했고, 세종은 한글창제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급성 때문에 관련자료를 갖고 초정으로 내려왔다. 1444년 봄과 가을에 내수 초수리에 행궁을 짓고 117일간 요양했다”고 밝혔다.

청주·청원통합 전 이 축제를 해왔던 청원군은 세종대왕 어가행차, 초정 씨름왕 선발대회, 도전 세종벨, 콘서트, 백일장 등의 행사와 궁중의상·가죽공예·초정광천수 체험 등을 선보였다. 대체로 먹고 마시고 즐기고 노래하는 것이 주류를 이뤘다. 초정약수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나 포럼 같은 건 볼 수 없었다.

오래전에 ‘초정약수축제 발전방안 토론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당시 한 주민대표는 “축제에 몇 만명이 다녀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약수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양은 줄어들고, 톡쏘는 성분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약수가 고갈되고 본래 성분도 잃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 점에 대비하자”고 강력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를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주민은 “세계3대 광천수라는 명예로운 이름이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축제는 지난 1999년 내수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처음 시작했다. 하다 말다 우여곡절을 겪은 뒤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2011년 부활시켰다. 군에서는 이 축제보다 김재욱 군수가 만든 청원생명축제를 더 중요시했다.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에는 2억원을 쓴 반면 ‘생명축제’에는 15억원을 썼다. 그럼에도 물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앞으로 초정과 세종대왕을 테마로 한 여러 사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초정 르네상스 사업’ 내용은 행궁재연, 르네상스관 건립, 치유의 숲 조성, 그 외 연계사업 등으로 채워질 계획이다. 초정을 관광지로 개발하고 축제를 벌이는 것도 좋지만 가장 핵심인 물을 살리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초정에 세워놓은 세종대왕 조형물

세계국립문자박물관·직지코리아에 쏠린 눈
박물관 유치, 축제 국제행사 승인 ‘잘돼야 할텐데’

최근 충북도·청주시가 세계국립문자박물관 유치와 ‘직지코리아’ 국제행사 승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립문자박물관은 세종대왕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초정에 들어서는 것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 초정은 세종대왕이 1443년 한글창제후 머물며 마지막 작업을 마무리 한 역사깊은 곳이다. 지금은 이 곳에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가 열리고 있고, 전체 400억원이 들어가는 초정 르네상스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청주시는 기본적으로 국립문자박물관 유치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국내 유일 경부·호남 KTX 분기역인 오송역이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의 고장이고, 청주시·증평군·청주문화재단이 ‘세종대왕 100리길 사업’을 추진했다.

충북도는 이미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언어문자박물관 건립을 위해 국비요청을 한 바 있으나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래저래 국립문자박물관 유치에 매달리고 있지만 몇 몇 지역도 관심을 갖고 대들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문자박물관 총사업비는 950억원이고 전시·체험관, 수장고, 연구소, 세미나실, 자료실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9일까지 신청을 받아 7월경 입지를 결정한다. 만일 국립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한다면 초정에는 획기적인 볼거리가 생기게 된다.
 

또 ‘직지 코리아’는 기존 청주시가 해온 직지축제를 확대한 것이다. 직지세계화를 위해 국제행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예산 3억원으로 간소하게 치른 직지축제는 청주시민들만의 행사가 돼왔다. 직지는 대한민국이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청주시에서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가려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모 인사는 “직지의 도시 청주라는 것을 감안하면 직지축제는 오랫동안 홀대 당해왔다. 예산은 적고 프로그램은 재미없어 계륵같은 존재였다. 직지의 중요성으로 볼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축제가 국제행사로 승인되면 예산은 40억원으로 대폭 뛴다. 프로그램도 확 달라진다. 이를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를 통과하고 기획재정부 등의 심의를 남겨놓고 있다. 승인여부 역시 7월말 경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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