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야쿠츠크 화상으로…상담부터 치료까지
상태바
청주-야쿠츠크 화상으로…상담부터 치료까지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10.12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진출’…재활시스템 수출
청주의료원 노하우 전수, ‘한국형 재활센터’ 내년 1월 개원

충북은 현재 3곳에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적확히 말하면 홍보관 운영에 따른 비용 일부와 홍보비용을 충북도가 지원하는 것이다. 중국 장사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몽골 울란바토르 홍보관에 이어 이달 말 카자흐스탄에 네 번째 홍보관을 연다.

환자유치대상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직 홍보관이 진출하지 못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러시아 연방 공화국들이 차기 대상이다. 현재 실질적 수요가 발생하고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는 지역이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다. 야쿠츠크 내 충북 의료 진출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청주의료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던 아이따 씨가 한층 건강해진 모습으로 귀국해 현지에서도 정기적으로 청주의료원 주치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후 2시, 야쿠츠크시에 위치한 솔트메디스(환자유치업체) 사무실. 사무실 한편에 꾸며진 상담실에서는 화상상담이 한창이었다. 현지인 아이따(23) 씨는 화면 속 이순걸 청주의료원 재활의학과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제 조카를 안을 수 있을 만큼 좋아졌어요.”

“아이따는 뇌경색 환자가 아니니 처방약 중 ○○는 먹지 말아요.”

“자꾸 콧물이 나는데 후유증인가요?”

“질환과는 관계없어요. 단순한 콧물감기 증상 같아요.”

화상상담을 위해 청주의료원과 현지 사무실 모두 통역이 참여했다.

아이따 씨는 지난 6월 12일 청주의료원에 입원해 두 달간 재활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가 한국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걷기는커녕 의식도 온전하지 못했다.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이 ‘중심성 뇌교 수초 용해증’이라는 사실도 청주의료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후에야 알게 됐다.

아이따 씨는 청주의료원을 소개받은 것이 자신에게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현지 병원 소견만 믿고 뇌경색 치료를 받았다면 지금처럼 호전되지 못했을 것이다.

귀국 후 아이따 씨는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 컴퓨터를 활용해 화상상담을 한다. 김희진 솔트메디스 대표는 “유치환자에 대한 애프터서비스이기도 하고, 새로운 환자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매주 수요일이면 솔트메디스 현지 사무실에서 화상상담이 진행된다. 1년전쯤 시작했고, 매주 수요일로 정례화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화상상담에는 청주의료원과 고은몸매의원, 참조은치과 등 청주 소재 병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완벽한 재활, 꿈도 못 꿨다”

아직 홍보관 진출 전인 야쿠츠크에서 충북 홍보활동은 솔트메디스가 전담하는 형태다. 2년 전부터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선 솔트메디스는 일반적인 환자유치가 아닌 의료시스템 수출을 병행하는 형태로 의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중증환자유치와 의료관광에 포커스를 맞췄다. 하지만 항공편 등 여건과 현지 문화가 들어맞지 않았다”고 우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야쿠츠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한국형 재활센터’건립이다. 적확히 말하면 ‘청주의료원형 재활센터’다. 오는 1월 개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아모소프재활센터는 기존 재활병원들과 비교하면 한마디로 ‘혁신’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 아모소프 병원 블라디미르 병원장과 나탈리아 부원장

"청주서 치료받고
멀쩡하게 돌아오는 광경,

경이로웠다"

 

야쿠츠크 현지에서 의료진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던 이순걸 청주의료원 재활의학과장은 “재활치료 시스템이 아직 열악하다. 청주의료원의 도움을 받아 열게 되는 재활센터는 현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아모소프병원장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사하공화국의 뇌졸증 환자들은 상당수가 다시 움직이지 못하고 집에서 생활하다 인생을 마감했다”며 “우리 환자들이 청주의료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두발로 걸어서 돌아오는 모습을 목격하고 경이로웠다. 그것이 한국형 재활센터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농구장 매입, 재활센터 조성

아모소프 병원은 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인근 실내농구장을 매입했다. 현지에 있는 기존 재활센터는 규모가 150㎡ 남짓한 소규모 재활센터가 뿐이다. 규모 면에서도 월등한 수준의 재활센터가 건립되는 것이다.

뇌졸증 환자 상당수가 재활치료를 받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야쿠츠크의 기존 재활시스템이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점도 한가지 원인이다. 반면 청주의료원의 재활시스템은 치료사 한명이 네 명의 환자에게 동시에 재활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의료진이다. 전문 재활치료사가 없다. 최근 청주의료원에서 2달간 연수를 받고 간 의료진을 비롯해 청주의료원이 아모소프재활센터 운영에 필요한 치료자 교육을 담당해주고 있다. 민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김 대표는 “첫 번째 재활센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인근 도시 몇 곳에 재활센터를 추가 건설하는 것도 모색 중”이라며 “단순한 재활센터 수출이 아니라 청주의료원에서 치료받은 환자가 이곳 재활센터에서 연속성을 가지고 재활치료를 받게 되고, 또한 이 재활센터를 통해 청주의료원에 환자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26일과 27일에는 불임상담이 진행됐고, 80여명의 불임환자들이 솔트메디스 사무실에 방문해 불임상담을 받았다. 김 대표는 “상당수 환자들이 입국해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