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노동계의 ‘스티브 잡스’ 박광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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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노동계의 ‘스티브 잡스’ 박광현 씨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8.03.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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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노동인권 전파 앞장

박광현(54) 씨가 자신의 수염을 자랑하며 포즈를 취했다. 2년 전 귀농한 그는 그저 시골로 내려오고 싶어 처가 고향인 음성으로 내려왔다. 고양시에서 버스승무원과 부동산 일을 했던 그는 온갖 스트레스에도 몸을 돌보지 못해 세 번의 수술을 받았다.

“지인이 환경미화원 운전직 자리가 있다고 해서 두말없이 저만 내려왔죠. 작은 텃밭도 가꾸고 싶어서 말이죠.” 박 씨는 홀로 모텔에서 생활하며 땅을 사서 집을 짓기 시작해 4개월 만에 번듯한 집을 마련했다.

그는 97년 운수회사 근무 당시 노동조합 민주성을 회복하자는 의미의 ‘노민추’ 에 가입했고 ‘작은책’ 글쓰기 활동도 했다. ‘내가 노동자가 되기까지’ 책을 통해 ‘전태일 문학상’도 거머쥐었다.
“당시 노동조합은 어용이었죠. 가입하면 죽는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에어컨도 안 나오고 버스와 노선도 제일 힘든 코스만 맡았죠.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연 월차 다 쓰고 그때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거든요.”

지금은 음성환경 환경미화원으로 운전을 하며 새벽녘 금왕시내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다.
또 지난 2017년 6월 회사에 대응하는 노동조합도 만들었다. “사람답게 살자고 조합을 만들었어요. 원래 받아야할 수당을 사측이 가로채고 있었거든요.”

결국 파업을 거쳐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 “노동조합은 나, 너가 아닌 우리 모두라는 생각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뭉치면 살 수 있거든요.”

이런 계기로 그는 음성노동인권센터 후원을 결심하게 되었다. “정말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을 보살펴 줄 수 있는 곳이 노동인권센터라고 생각해 후원하게 되었다”며 “여기 오면 들어만 주어도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 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어 “법률적인 해석만이 아닌 서로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감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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