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케이크’, ‘잡채’, ‘생일선물’…생일이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어린 시절엔 친구들을 초대하는 편지를 만들어 돌리기도 했고, 이날 만큼은 생일을 맞은 사람이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생일의 의미도 퇴색되고 모이는 사람도 적어졌다. 또 외식 문화가 늘면서 집에서 생일상을 차리는 경우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런 때 충주시 용산동 향기누리봉사회는 지역 내 홀로 사는 노인들의 생일상을 차려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봉사회는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고종분 회장 집으로 홀몸 할머니(81)를 모셔와 정성껏 생일상을 차리고 식사를 대접했다. 봉사회는 십 수 년 째 생일상 차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에도 홀로 사는 노인 중 가족이 없는 3명의 어르신들 생일날 회장 자택에 모여 음식을 먹으며 축하의 자리를 마련했다.
생일을 맞은 할머니들은 자녀가 없고 퇴행성 관절염 등 노환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지만 이 날 만큼은 대가족 부럽지 않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봉사회는 생일상을 차리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가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생일 케이크를 평생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고종분 회장은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어르신들을 모시고 1박 2일 나들이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대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고독사 예방 등 노인복지증진을 위해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19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봉사회는 홀로 사는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한 말벗, 밑반찬 지원, 안부확인 등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