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까지 청주시 영운동에 있는 ‘노일’카페에서는 오정란 씨(52)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면서 심리상담소 ‘해피마인드’를 운영하는 오 씨는 지난 3년 전부터 그림을 그렸다. “그림이 쌓여있는 게 많아서 보여주고 싶었다. 단골 가게인데 가게 운영도 시원치 않아서 전시회를 열면 좀 홍보가 될까 싶어서 열게 됐다.”
막상 전시회를 여니 피곤한 일들이 많다고. “시간에 맞춰 사람들을 응대해야 하는데, 그게 일이다. 한 달 동안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여행드로잉회 회원이기도 한 그가 그림을 처음 그리게 된 것은 파리여행에서였다. “여행 중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그림을 그렸다. 그동안 잊지 못할 풍경, 소중한 물건 등을 내 방식대로 끄적거렸다.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고, 배울 생각도 없다. 막상 전시회를 여니 좀 창피하다. 이렇게 못 그릴 거면 왜 열었냐는 사람도 있고, 용기를 칭찬해주는 이들도 많다.”
그의 얘기는 꽤 솔직했다. 심리상담을 하는 그는 한 공간에 갇혀있을 때가 많다. 내담자와 대화가 끝난 사이 그는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내담자를 만나면서 느꼈던 좋은 에너지를 작품으로 담고 싶어 그림을 매일 매일 그렸다.” 오 씨는 언어치료사로 10년을, 그리고 심리상담사로 9년째 일하고 있다.
오 씨는 지루한 술자리가 계속되면 혼자 술병 등을 그리기도 했다.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좋다”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그는 그림에 대해 명언을 남긴다. “그림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 재미있고 약간 잘난척 하는 기분도 든다.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어렵지 않게, 그는 오늘도 붓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