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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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으로
  • 충청리뷰
  • 승인 2018.11.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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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뻗은 금강소나무와 가을단풍이 일품…전 연령층 대상 프로그램 운영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더불어 숲, 신영복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옛길에는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이 있다. 100년된 금강소나무가 푸르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은 대관령 옛길, 선자령, 오봉산 등 백두대간 등산로와 연계되어 있다. 특히, 숲길 난이도 및 특색에 따라 7개의 숲길과 무장애 데크로드로 구분되어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길을 선택하여, 소나무 향기를 마시며 숲을 느낄 수 있다.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꼿꼿하고 곧게 뻗어 있다.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 센터장이 되었습니다. 10월 1일부터 근무하게 되었어요. 휴무날 숲길 걸으러 한번 오세요. 가을 단풍이 기다립니다.” 어느 한가한 일요일 오전, 지인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가을 단풍이 기다린다”는 그녀의 표현이 마치 한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조금 흐린 월요일 휴무 날이다. 가을 단풍도 만나고, 센터장이 된 지인을 축하하러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길로 향한다. 그녀와 닮은 핑크빛 카라 화분을 준비했다. 천남성과에 속하는 카라는 ‘천년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결혼식장에서 주로 신부의 부케로 사용되는 카라를 그녀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다. 카라 다섯송이 꽃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라고 하는데, 마침 카라 화분에는 5송이의 꽃이 피어 있었다.

신사임당이 율곡을 데리고 다녔던 옛길
그녀와 금강소나무 숲 사이 무장애 데크로드 0.6km를 걸으며 이야기를 한다. 쭉쭉 뻗은 소나무는 그 자체로 너무 멋지다. 단풍까지 우리를 반긴다. 1920년대 소나무 씨앗을 직접 파종해 조성한 소나무 숲길이라고 한다.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무장애 데크로드 끝에 도착해서 숲 너머를 바라봤다. 멀리 대관령 양떼 목장의 풍력 발전기가 보인다. 그리고 아래로는 대관령 옛길이 지나간다. 그녀는 이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로, 대관령 옛길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의 설명을 들으며 그녀가 얼마나 이 숲을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아래에 보이는 길이 대관령 옛길입니다. 대관령 옛길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영동과 영서를 잇는 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하러, 과거 시험을 보러, 시집을 가던 그 길입니다. 호랑이도 걸었던 길일 겁니다. 대관령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더불어 옛길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2010년에 명승 제74호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도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을 데리고, 이 길을 따라 강릉 친정 엄마를 만나러 오고 갔던 길이지요.”

그녀는 강릉에서부터 청주 충북대학교까지 4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주 차를 운전하면서 산림치유학 석사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 5시 전에 출발해야 했던 그녀가 이제 박사논문을 앞두고 있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논문을 작성 중이라며 종종 연락이 오기도 했다.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줄곧 살아온 그녀가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 센터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누구보다도 대관령 치유의 숲 금강소나무들이 좋아 했겠다”며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두 딸과 함께 숲에서 일하고 놀았다.

나는 그녀의 두 딸이 앞으로 숲에서 활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녀의 큰 딸은 이번에 트리클라이밍 대회에서 여성 부문 1위를 했고, 둘째 딸은 이번 여름 아빠와 함께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고 오기도 했단다. 어린 두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종종 미안하다던 그녀는 어느새 대한민국 최고의 산림치유 전문가가 되어서 활약하고 있고, 그 어린 두 딸은 벌써 중학생이 되어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강릉까지는 KTX타고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에서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산부 또는 임신 부부를 대상으로 한 신사임당 숲태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수리수리 숲 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쏠쏘울 테라피, 유아 및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솔수풀 톡톡(talktalk)패밀리, 직장인(감정노동자, 교육연수생 등)을 대상으로 한 직장인 맞춤형 프로그램, 장애인과 노인,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솔향 나눔의 숲 등이 있다.

체험비는 무료이거나 2시간에 1만원이고, 강릉시민 30%, 단체(20명 이상) 20% 할인이라고 한다. 강릉까지 KTX가 개통되었다. 다른 지역에서 금강 소나무를 만나러 오는 고객들이 상당히 많아졌다고 한다. 100년된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에서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채운 후, 강릉의 경포대나 안목항에서 커피 한잔과 바닷가를 산책해 보는 것을 권한다.

 

숲에서 시 읽기
① 숲 산책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는다.
② 혼자여도 좋고, 둘이어도 좋다.
③ 나직한 목소리로 시를 읽어본다.
④ 시를 읽으며 가졌던 느낌을 나눠본다.
숲은 어머니의 마음
숲 속에는
젖 향기가 느껴집니다
젖 향기는 태초의 그리움입니다
숲 속에 있노라면
요람 같은 평화로움이
나를 취하게 합니다
풀내음 속에 어머니의 박가 분이 생각납니다
하얀 모시치마 저고리 속에서
뿜어져 나오던
어머니 냄새
숲은 어머니처럼
언제나 너그럽게 꽃을 키우고
새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숲은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인자하고 따뜻합니다.
- 신혜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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