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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지역서점의 살아남기

자주 가는 어린이 서점이 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이용했으니 벌써 10년째 단골인 셈이다. 최근 서점 주인과 속 깊은 얘기를 나누었다. 새로운 형태의 서점이 등장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손님들이 와서 걱정삼아 건네는 말들을 듣다보면 지금 당장 무언가 하지 않으면 서점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는 망상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커피를 팔아야 하나, 빵을 구워야 하나 그런 고민들이다.

그런데 최근 그 휘황찬란한 서점들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면서 요즘 드는 생각은 “내 방식대로”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린이 서점 또한 책만 팔아서는 유지할 수 없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논술 프로그램을 연다. 수익을 내려면 논술 프로그램 인원을 늘리면 되는 데 그러면 서점을 운영할 수가 없단다. 그렇다고 사람을 고용하자니 인건비를 감당할만한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그래서 ‘적정선’에서 프로그램을 열고, ‘적정선’에서 서점을 운영한다. 이 방식이 맞을지 늘 고민이 된다는 주인의 말에 나 또한 뾰족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 그러면서도 주인장이 서점을 놓지 않는 것은 이 공간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이들 때문이라고 했다. 꼬꼬마들이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서점을 찾아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주인장은 큰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그래 잘 버티었어.”

    내 아이가 커서 나중에 아이를 낳았을 때도 그 서점은 존재할 수 있을까. 일본 도쿄에는 엄마의 손을 잡고 온 손님이 나중에 내 아이를 데리고 오는 ‘나이 든’ 서점이 있다. 서점 주인도 할머니가 됐다.

    청주에서도 최근 독립서점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사실 서점처럼 답이 안 나오는 자영업도 없다.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이 때 서점은 모든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온라인 시장보다 가격이 심지어 비싸고(할인율이 적고), 다양한 굿즈 상품도 없는데다 책들은 이미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적이 있는 헌상품이 아닌가.

    그래서 서점을 가는 것은 놀이이고 문화라는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 서점의 공공성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 경제적인 합리성만 따지면 서점에 갈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 핸드폰으로 주문하는 게 빠르다. 서점에는 책이 있고, 책을 골라주는 주인이 있다. 너무 많은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 서점에서 독자가 기대하는 건 누군가 나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주는 행위다. 그리고 서점 주인과의 친분일수도 있고, 좋은 책을 직접 눈으로 고르는 재미일 수도 있다.

    올해는 서점의 공공성을 고민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풀어야 할 근본 문제는 사람들이 요즘 책을 너무 안 읽는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은 책 공급률에도 차이가 나 가격경쟁에서도 밀린다. 오히려 오프라인 서점의 마진이 더 적다. 이 문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고민해볼 과제다. 적어도 지자체 차원에서는 서점을 공공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소영 기자   argg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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