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차단망 달고 창문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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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차단망 달고 창문 열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5.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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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못 여는 교실, 학생들은 Co2 증가로 두통과 졸음호소
미세먼지제거, 자연환기 두 마리 토끼 잡는 미세먼지 차단망

“교실 안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고 산소량이 적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지각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치매와 신경퇴행성 질병의 위험이 커진다”고 2018년 5월 15일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전 세계의 창문이 닫혔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의 주변 국가들은 황건적처럼 밀려오는 미세먼지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사람들은 1차적으로 장벽을 쌓았다. 자동차, 건물의 창문은 굳게 닫았고, 속옷을 입는 것처럼 마스크를 쓴다. 그러자 공기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2차적인 문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산소량 부족이다. 국제수면의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숨 쉬는데 산소량이 적으면 두통 등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산소량이 부족하면 학습능력이 2~3배 떨어진다. 이에 정부는 우선적으로 학교현장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3월에는 <학교보건법>을 개정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기정화장치는 환풍설비, 공기청정기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지난해까지 전체 44만여 개 교실 중 16만8000곳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됐다. 올해는 1300억 원을 들여 6만4000여개의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계획인데 상반기 추경으로 좀 더 많은 교실이 혜택을 볼 예정이다.

 

공기청정기 환기문제

학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공기정화장치는 공기청정기다. 청주시내 A학교 관계자는 “전화한통이면 바로 설치가 가능하고 유지보수 관리도 업체에서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며 공기청정기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A학교 뿐 아니라 현재 대부분 초등학교 교실에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대책으로 볼 수 없다. 지난달 3일 국회에서는 ‘학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학교용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제거능력에 대한 연구와 향후 학교 미세먼지 관리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초등학교에 보급된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저감 실증결과 초미세먼지를 63~64%, 미세먼지를 54~61%까지 저감할 수 있다”며 “교육부의 <학교 공기정화장치 사용기준>의 교실과 대비해서 1.5배 용량을 사용하고 공기청정기를 잘 관리했을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닫힌 공간에서 공기청정기를 돌리다보니 환기문제가 대두됐다. SBS의 조사에 따르면 30명 이상이 있는 교실에서 40분 동안 공기청정기만 틀고 창문을 닫았더니 이산화탄소 수치가 약 2배 증가했다. 그리고 일부 아이들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두통,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부는 지침을 통해 ‘실내외 공기 오염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환기를 할 것을 권고했다. 지침에 따라 하루 3번 이상은 환기를 실시해야 한다. 대기질이 좋지 않으면 도로변 외에 다른 창문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은 “아이들이 있는 교실은 실내 공기가 굉장히 오염되기 쉽다.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더 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종합 환기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체제공

경제적인 미세먼지 차단망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교실 미세먼지 대책의 선결과제는 환기다. 대안으로 기계환기설비와 창문형방진필터가 제시됐다. 교육부의 <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 및 사용기준>에서도 이 두 가지를 명시한다. 기계환기설비는 송풍구, 배풍구를 통해 내부 공기를 외부로 빼는 것을 통칭한다.

업체 관계자는 “환기설비의 경우 6종의 필터가 필요하다. 규정에 따라 3개월마다 필터를 점검하고 6개월에 한번씩 교체한다. 또한 기계설비들은 소음규정도 있어 55dB를 넘어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55dB는 일상 대화 수준의 소음이다. 참고로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는 60dB정도다.

반면 흔히 미세먼지 차단망으로 불리는 창문형방진필터는 소음이 없다. 창문에 차단망을 달아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자연 통풍되도록 한다. 시중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판매제품 중에 시험성적을 통과하고 특허를 받은 제품은 거의 없다. 또한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창문틀도 고성능을 사용해야 하는데 A급 업체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현대L&C가 대표적이다.

업체 관계자는 “기계설비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 공기청정기 10대 값이면 학교전체에 설치가 가능하다. 물리적으로 파손하지 않는 한 필터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사용연한도 10년으로 긴 편이다”고 말했다.

FITI시험연구원으로부터 인증 받은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차단망은 미세먼지를 85%이상 차단하고 약 50%의 공기를 투과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는 유입하면서도 물과 담배연기는 투과하지 않기 때문에 비 오는 날에도 창문을 열 수 있다.

또한 자연통풍으로 실내 이산화탄소량이 크게 감소한다. 한양대학교 기후변화대응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창문을 닫는 것보다 창문을 열어놓고 실내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량이 2~3배 이상 줄어든다.

미세먼지는 전 국민의 과제다. 아이들의 환경권은 누구보다 보장받아야 한다. 교실은 가장 보호받아야할 장소다. 현재 전문가들로부터 환기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교실에 미세먼지 차단망의 설치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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