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청주·청원 통합의 당위성10년전에는 어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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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세평]“청주·청원 통합의 당위성10년전에는 어떠했나”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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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문 (국회저널 편집주간·전 오용운 국회의원 보좌관 )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문제가 핫이슈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94년도 행정구역 통폐합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 때일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그 당시 대다수 사람들은, 설마하니 청원군민들이 청주시와의 통합을 반대할리가 있겠느냐며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또 느긋하게 생각했었던 것만 같다. 왜냐하면. 후라이팬에 날계란을 살짝 깨어 올려놓은 모양에서 노른자 부분을 청주시로 친다면 그 둘레 흰자 부분을 청원군이 차지하고 있는 꼴이었으니 이를 그림으로 다시 묘사하자면 가운데가 뻥 뚫려나간 우수꽝스러운 도너츠 형태에 다름이 없어, ‘이건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군 행정 운영 효율면 등등을 요모조모 따져볼 것도 없는 이상스런 행정구역 설정이다! 세상에 알맹이 부분이 쏙 빠져달아나 버린 주변 지역만을 가지고 독립된 행정자치구역을 운운하거나 주장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는가! 청주시민들과 청원군민들이 불편해서라도 자진하여 통폐합에 앞장 설 것이며, 전국 어디 어느 지역 투표에서 통폐합 반대가 나올지라도 청주시와 청원군만큼은 반드시 통합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누구에게나 저절로 들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아주 의외로 나타났다. 다수의 청원군민들이 반대를 하여 전국적으로 시군 통합의 예가 무참히 깨어져버린 아주 희귀한 사례중의 하나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1995년 여름 언젠가 집식구와 함께 청원군 미원면 운교리에 소재한 처가 선산(先山)에 성묘갔던 필자는 그곳 주변에서 휴지처럼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이상한 문건 하나를 우연히 주워볼 수 있었다.

그것은 16절지 정도 크기의 용지에 인쇄되어진 일종의 대군민용(對郡民用) 홍보물이었는데, 만약 청주시와 청원군이 하나로 통합되어질 경우 예상되어지는 장단점들을 나름대로 분석해 놓았던 걸로 미루어 보아 ‘청주시 청원군 통합 찬반 투표’가 있기 바로 직전에 배포되어진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하지만 그 내용은 지금에 와서 곰곰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으로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어느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 배포한 홍보물인지는 몰라도, 만약에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되어질 경우 청원군 군민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장점이라곤 단 한가지- 청원군민도 청주시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다는 점.

그러나 청주시와 청원군이 만약 통합되어질 경우 예견되어지는 단점들은 무려 기십개에 달하였다. 대충 기억나는대로 그 몇가지만 열거해 보겠다.

① 청원군이 청주시와 통합되어진다면 우리 청원군민들은 당장 청주시민들과 똑같은 액수의 세금을 내야만한다.

② 청주시에 있던 각종 공해(公害) 시설이나 위해(危害) 시설, 혐오(嫌惡) 시설들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청원군 지역내로 한꺼번에 모조리 휩쓸려 들어오게 된다. 따라서 쓰레기장, 소각장, 분뇨처리장, 심지어 화장터까지도 마구잡이로 들어올 수 있으니 청원군민들은 이 점을 미리 각오하고 있거나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만한다.

③ 면사무소 같은 행정기관내의 시설이나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은 당연히 인구수가 많은 곳에 우선 집중 투자되어져야만 하므로 청주시에 새로 편입된 인구수 적은 청원군 지역은 인구 밀집 지역인 청주시 지역보다 아무래도 불이익을 더 당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것만큼은 우리가 알고있어야 한다.

④ 청주시가 되어진 이상 도시민의 생활 문제가 먼저이지 농민 생활 문제는 행정적으로 항상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마치 잘 짜여진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만 같은 위 홍보물의 내용을 처음부터 기획 제작하여 청원군민들에게 무차별 배포를 했던 자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무슨 이득을 기대하며 그런 짓을 했었는지는 우리가 지금에 와서 정확히 알아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껏해야 10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니 그 당시 위 내용의 홍보물을 직접 받아서 읽어보았던 청원군민들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이고 이것을 기념 우표처럼 가지고 있는 군민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며(당시 동리 이장을 했던 주민들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 그때에나 지금이나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음해하려는 방해 공작 세력이 엄존하고 있으리라는 추정이다.그런데 그때 코미디 같은 위 홍보물의 내용을 직접 기획하고 작성했던 자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물어보고자 한다.

■ 1994년 주민투표로 시군통합을 단행해 버렸던 여타의 시 지역에서 과거 군지역에 살던 농민들이 도시민들과 똑같은 액수의 세금을 내고있는 경우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

■시군통합이 잘못되어졌으니 차라리 원상태대로 분리시켜 달라며 아우성치고 민원 분쟁을 야기하는 지역이 대체 어디에 있는가?

청원군에 의해 완전히 둘러싸여 여러모로 도시적 발전 가능성을 저지당하고있는 청주시를 볼 적마다 타도(他道)에 둘러싸여 있어 여러가지 불이익을 본의아니게 당하고 있는 우리 충청북도의 현재 모습을 보고있는 것만 같아 필자는 웬지 모르게 서글퍼진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청원군이 청주시와 통합되어지면 무조건 안된다! 이 상태를 무조건 유지해야만 한다!’는 일방적 논리는 환영받지 못한다.

그리고, ‘청주시가 반드시 청원군과 통합되어져야만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 역시 설득력이 부족해 보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원군이 청주시와 통합되어질 경우 혹시나 입게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개인적 불이익 때문에 적극적으로 저지하려는 자들이 있다면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의 이름으로 그들의 신원을 공개적으로 소상히 까발려 내야만 한다.

최근에 한대수 청주시장이 청주시 청원군 통합 문제를 심도있게 제기했고, 오효진 청원군수가 청주시 청원군 통합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건을 언급한 이상 조만간에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반드시 이를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

만약에 청주시 청원군 통합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가 재실시될 경우 1994년도에 실제로 있었던 일방적 홍보 내용이 담겨진 괴문서 배포건 따위 같이 공정성을 흐려놓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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