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속 환경영향평가는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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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속 환경영향평가는 속전속결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9.19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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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들어가면 8부 능선 넘은 것…약자들 반대 방법 별로 없어”
절 옆 SK하이닉스 공장/육성준 기자
절 옆 SK하이닉스 공장/육성준 기자

 

SK하이닉스 앞에는 절이 하나 있다. 절 인근에는 아베보다 나쁘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눈에 띈다. 아베는 자국민들을 위해서 움직이는데 청주TP를 둘러싼 개발사업은 대기업을 위해 시민들을 철저히 무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발전소를 짓기 위한 절차는 순항 중이다. 현재 SK하이닉스 LNG발전소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시작됐다. 지난 11일 청주시는 고시 2019-315를 통해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어떤 항목들을 평가할지 등을 알리는 공고문을 냈다. 공고 공람을 통해 알리고 9~10월 중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주민의견을 파악해보니 응답률이 50%였고 그중 대다수는 반대였다. 나머지 50%는 아직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절차를 준용하면 초안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에서 이제 공고·공람을 통해 알리고 평가서를 작성한다. 그 사이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평가서를 협의한 뒤 최종 결정한다. 이후 협의내용을 협의기관과 승인기관 그리고 사업자에게 통보하면, 사업자는 협의내용을 반영해서 승인기관과 협의기관에 알리게 되고 사업은 첫 삽을 뜨게 된다.

한 환경전문가는 초안이 들어가면 8부 능선은 넘었다고 보면 된다. 약자들이 반대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발전소를 짓는 실익이 무엇인지 공무원, 지방의원, 시민들은 생각해봐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현혹돼 결국 큰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앞의 사찰은 이번 청주TP 개발사업으로 인해 철거 위기에 놓였다. 주지인 혜송스님은 “2013년 길 건너편에 있던 터가 수용되면서 이곳으로 이사왔다. 그런데 또 다시 쫓겨나게 생겼다. 종교인이다 보니 웬만하면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구에서 수도생활을 하던 스님은 2006년 무렵 청주로 왔다. 어린 시절을 보낸 내곡동 인근에 절을 내고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 인근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두 번의 수용과정을 거치면서 삶이 피폐해졌다. SK하이닉스가 없는 시절에 자리를 잡았지만 인근에 공장들이 생겼다. 한창 M15공장을 건설할 당시에는 공사장 불빛으로 인해 잠도 못 잤다. 자연히 건강도 나빠졌고 그 사이 대장 용종을 제거하는 수술만 두 번을 받았다.

 

반대와 사업진행은 별개?’

 

 

 

나무들도 죽어 갔다. 2015년 절을 완공하며 꾸민 조경은 나무들이 속 속 죽는 탓에 수차례 교체됐다. 100년을 자란다는 참나무의 뿌리도 뽑혔다. 불빛뿐만 아니라 밤새 울려 퍼지는 소리는 동네사람들의 밤까지 앗아갔다. 조명, 소음, 공기까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스님과 신도들은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결국 돈이 조금씩 생길 때마다 담을 설치하고 나무를 다시 심으며 괜찮아지겠지자위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이를 위해 신도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고, 일부는 금융권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올 2월 또 다시 땅이 수용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스님은 종교단체이니 넓지 않은 이 부지만이라도 종교시설로 두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사실 누가 발전소, 공장 옆에 절을 두고 싶겠나. 하지만 공장이 들어서면 아무래도 지역에 이득이지 않을까 싶어 참았다. 하지만 소용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 절을 똑같이 지을 수 있게 합당한 보상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청주TP는 지난 6월 절이 위치한 부지를 분양했다. 스님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장물 조사도 거부해왔는데 부지를 분양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스님과 신도들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주민조직, 시민조직, 종교단체들과 연대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반대활동을 펴고 있는 주민들과 합세했다. 그들은 현재 연대해서 반대활동 중이다. 하복대 인근에서는 추석 전에 촛불집회가 두 번 열렸다. 19일 오전 10시에는 주민들이 청주시청 앞에서 저지 주민집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21일 저녁 7시에는 또 다시 촛불집회가 예정됐다.

반대 여론은 인근 주민뿐 만아니라 시민전체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는 산자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시는 결정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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