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 이주율 꼴찌 주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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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 이주율 꼴찌 주범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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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인재개발원·정보통신산업진흥원… 60% 이상 외지서 출퇴근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이전 공공기관 직원 이주율에서 압도적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충북혁신도시, 그 실태와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에 걸쳐있는 충북혁신도시에는 현재 △한국소비자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고용정보원 △법무연수원 △국가기술표준원 △한국가스안전공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10개 공공기관이 이주해 있다. 오는 12월에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입주할 예정이다.

충북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에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총 2950명의 직원이 다니고 있다. 이들의 이주율은 △가족동반 이주 609명(20.6%) △단신 이주 570명(19.3%) △미혼·독신 이주 665명(22.5%) △출퇴근 1115명(37.7%) 등으로 나타났다. 출퇴근의 경우 전국 혁신도시 중 2번째로 높은 경북혁신도시 10.3% 보다 무려 3배 이상의 37.7%로 꼴찌다. 가족동반 이주 및 단신 이주의 경우도 최하위다.

전국 혁신도시 평균치는 △가족동반 38.3% △단신이주 31.3% △미혼·독신 25.7% △출퇴근 4.7%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집계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분석됐다.(표1 참조)

 

전국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은 4만923명이다. 이 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만5675명으로 38.3%에 불과하다. 충북은 20.6%로 최하위다. 이어서 △강원(29.9%) △경북(30.7%) △경남(36.1%)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충북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직원 이주율의 효자와 불효자는 어느 곳일까.

먼저 이주율을 깎아 먹는 주범은 출퇴근율이 가장 높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64.2%의 직원이 외지에서 출퇴근을 한다. 다음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 60.4%가 외지에서 다닌다. 3번째가 한국소비자원으로 53.5%를 나타내고 있다. 이곳들은 직원 이주율을 높여 불효자 딱지를 떼어내야 할 판이다.

고용정보원, 86% 이주로 효자 노릇
반면 한국고용정보원은 가장 높은 가족동반 이주율(29.6%) 및 미혼·독신 이주율(37.4%)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가장 낮은 14.4%의 출퇴근율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86.6%가 충북혁신도시에 이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다음 효자는 22.2%의 낮은 출퇴근율을 나타낸 한국가스안전공사라 할 수 있다. 77.8%의 이주율이다.

충북혁신도시 관련 집계치는 충북도 산하 충북혁신도시발전추진단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표2 참조)

충북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들의 낮은 이주율의 주요 원인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점이다. 서울 등 수도권 도시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용이한 점이 직원들의 이주를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이 편리한 배후도시가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충북혁신도시발전추진단 유인웅 단장은 정리된 자료를 통해 충북혁신도시의 특징과 한계점 등을 설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충북혁신도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후도시 없이 독립형 신도시 형태로 조성됐다. 11개의 이전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성장거점을 형성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지리적으로 10곳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출퇴근 거리에 위치한 것이 이주율을 높이지 못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서울 남부터미널과 버스로 1시간 10분 거리에 불과한 점. 평택, 안성, 천안, 이천, 충주, 청주 등지에서는 승용차로 30∼40분 거리에 위치한 점이 기관 직원들의 이주를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별도의 통근버스 운행이 출퇴근율을 높여 가족 동반 이주율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반적인 가족 이주율이 낮은 이유로는 배우자 직장문제, 자녀 교육문제, 일부 공공기관 특성상 1-2년 사이 인사이동이 이뤄진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충북혁신도시는 의료시설, 문화여가시설, 교육시설의 부족 등 정주환경 측면의 만족도가 낮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물론 진천군과 음성군이 충북도와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보육시설, 초중고교, 장난감도서관, 물놀이장, 육아종합지원센터, 어린이도서관, 생활체육공원 등을 마련했고 소방복합치유센터, 복합혁신센터, 국민체육센터, 도서관 추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 단장은 지리적 여건과 한계점을 극복하기에는 시간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다만 주민등록 인구가 최근 2년간 급증하면서 지난달 말 현재 2만5485명이다. 유동인구는 1만5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초 계획된 상주인구 4만명 시대가 임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유 단장은 “계획된 인구가 모두 채워진다면 공공기관 가족 이주율도 더불어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충북혁신도시에는 15개 공동주택 단지 중 12개 단지가 입주했고 1개 단지가 공사 중이다.

한편, 진천과 음성 등 인근지역에서 이주한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정주환경이 좋다는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계층적 단면을 보여 주는 씁쓸한 현상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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