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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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 대체 무슨 일이?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3.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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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11명, 전파자 오리무중
경찰 1개월치 CCTV 분석중, 외부 방문자도 조사
폐쇄된 괴산군 장연면 오가경로당. 사진/괴산군
폐쇄된 괴산군 장연면 오가경로당. 사진/괴산군

 

[충청리뷰_홍강희 기자] 충북 괴산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다. 그러나 첫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경로를 파악하는 이유는 확산을 막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발생지가 대부분 교통이 발달하고 사람 왕래가 많은 도시지역이었으나 이 곳만은 예외다.

장연면 오가리라는 시골에서 확진자가 10일 현재 11명 나왔다. 충북 전체 확진자가 27명인데 반해 이 작은 마을에서만 10명이 넘었으니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두 개 마을 전수조사가 완료됐고 이들 외에는 음성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마무리 되길 괴산주민들은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4일 김모(82)씨가 첫 양성 판정을 받은 이래 6일 5명, 7일 3명, 8일 1명, 10일 1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60대부터 80대까지 분포돼 있다. 현재 서울중앙대병원과 청주·의료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확진자들 감염 장소 경로당 추측

괴산군에는 11개 읍·면이 있다. 이 중 장연면이 코로나19 집단 발생지가 됐다. 장연면 오가리에는 오가마을, 거문마을, 우령마을, 신촌마을 등 네 개 마을이 있다. 이 중 오가마을에서 9명, 거문마을에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오가마을 확진자들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로당에서 감염됐을 것이라고 충북도는 보고 있다. 그리고 거문마을에 사는 두 명의 확진자는 오가마을에 거주하는 확진자와 친척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괴산군에 따르면 장연면은 면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다. 대학 찰옥수수의 본고장이면서 잡곡, 고추, 봄배추 등의 농특산물이 유명한 곳이다. 2월말 현재 주민등록상 인구가 1933명이고 65세 이상 노인은 759명으로 39.3%를 차지한다. 그 중 오가리 주민은 386명 밖에 안된다. 가장 큰 오가마을 인구가 168명이다. 이렇게 아담한 시골이 요즘 난데없는 코로나19로 쑥대밭이 됐다.

문제는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지난 2월 24일 오가경로당에 머물렀고 25일 괴산군 장연보건지소, 26일 시외버스를 타고 충주로 가서 이성주내과, 새빛약국을 거쳐 다시 시외버스로 귀가했다. 이후 27일에는 괴산 성모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한마음약국에 들렀다가 28일 군자농협장연지점 하나로마트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3월 2일 장연보건지소, 3일 괴산군보건소를 거쳐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항간에서는 김 씨가 나머지 10명에게 모두 옮긴 것으로 보고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은 “첫 확진자에 먼저 증상이 나타났을 뿐이지 전파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건 아니고 외부에서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래서 확진자들이 외지에 다녀왔거나 아니면 외지에서 누군가 이 마을을 방문했는지 등을 경찰과 합동으로 조사하고 있다. 1개월치가 넘는 CCTV 자료를 분석해야 돼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7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이차영 괴산군수. 사진/괴산군
7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이차영 괴산군수. 사진/괴산군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긴급 행정명령 발동

충북도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2월 22일 새벽이었다. 증평에서 1명이 나왔다. 이후 23일 새벽에는 청주에서 2명이 발생했다. 충북도는 22일 도내 시군에 다중이 모이는 주민복지시설, 문화체육시설, 공원시설 등을 폐쇄하도록 권고했다. 괴산군은 25일부터 경로당 이용을 금했다.

오가마을 주민들은 하루 전날 24일까지 경로당에 모였다. 대부분의 경로당에서는 여럿이 모여 점심 식사를 한다. 저녁식사를 하는 곳도 있다. 주말도 없이 꼬박 경로당을 운영하는 곳도 많은 편이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시골 노인들에게는 경로당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늘상 열어 놓는다. 이는 도시나 시골 모두 마찬가지다.

급기야 이시종 도지사는 지난 8일 장연면 일대를 충북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포했다. 이 지사는 “오가리 전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검체를 채취해 진단검사를 한다. 음성 판정자도 특별관리하고 경찰과 협조하여 주야간 주민이동 통제도 실시한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향후 정부지원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괴산군은 장연면 오가리 일원에 방역을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군 관계자는 “9일 장연면 추점삼거리와 송덕삼거리 두 곳에 소독방역통제소를 설치하고 입·출입 차량을 소독하는 한편 탑승자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또 경찰과 함께 주민이동통제반을 구성해 오가리를 돌며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또 주민 이동제한 조처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즉석식품과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도 벌이고 있다.

한편 이차영 괴산군수는 7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한데 이어 10일 긴급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군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오가리 오가경로당과 거문경로당을 폐쇄했다.

또 확진자와 관련있는 종교시설 집회를 금지하고, 관내 시내버스의 장연면 오가리 지역 무정차 운행 조치도 취했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벌칙)’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번 행정명령 및 행정지도 기간은 오는 2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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