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파트 값 급등, 부작용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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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아파트 값 급등, 부작용 만만찮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6.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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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장기적으로는 거래 끊기고 아파트 가격 하락 예상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 발표에 관심 집중, 갭투자 잡을까
청주시 오창읍의 아파트단지
청주시 오창읍의 아파트단지.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시내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이 연일 화제다. 그동안 쌓여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순식간에 나갔다는 말부터 오창 아파트 가격이 2배로 뛰었다는 소문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오창 후기리가 ‘기초과학의 꽃’으로 불리는 방사광가속기 건립지역으로 확정되면서 아파트 값이 날개를 달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요즘 낮은 은행금리로 인해 여윳돈이 부동산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은행에 돈을 오랫동안 넣어도 이자가 별로 붙지 않는 시대다. 그런데다 수도권과 가까운 세종, 천안, 대전은 아파트 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청주지역으로 투기꾼들이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방사광가속기 건립지역이라는 기대감만이 아니고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려 아파트 값이 상승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국가 공모사업 한 개 유치했다고 부동산 광풍이 분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실수요자들만 손해

최근들어 부동산 관련 보도들이 쏟아지자 정부가 곧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 값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경기권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갭투자 방지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대책은 투기꾼이나 실수요자 모두에게 민감한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갭투자는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집을 차이(갭) 만큼의 돈만 갖고 매수한 후 임대주택으로 돌리다가 집값이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얻는 투자 방법이다. 수도권 등지에서 성행하다가 지난해부터 청주지역의 아파트가 갭투자 투기꾼들의 물건이 됐다. 요즘에는 아파트를 쇼핑하듯 산다는 의미로 아파트 쇼핑족이라 부른다.

청주지역에 아파트 쇼핑족들이 붐비면 시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청주시민 중 투기행렬에 동참한 일부는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대다수 실수요자들은 투기꾼들이 올려놓은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사야 한다. 현재 많은 청주시민들이 가장 분개하는 게 이 점이다.

그러자 청주시는 지난 4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시민들에게 아파트 값 급등에 따른 주의를 부탁한다는 게 골자다. 6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충북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전 주 보다 0.44% 상승해 대전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청주시는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테크노폴리스 개발 기대감 등으로 오창이 속한 청원구가 가장 많이 상승했고 흥덕구도 많이 올랐다”며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외지인의 투자수요 집중, 타지역 대비 낮은 아파트 가격, 미분양주택 감소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파트 분양받는 게 대안

이런 상황에 대해 이근복 청주시 공동주택과장은 “과도한 아파트 값 상승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입주민들은 집값 상승이 당장은 좋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실수요자들이 거래를 꺼려 아파트 가격 하락, 거래 절벽으로 이어져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수요자들이 급등한 가격에 아파트를 산 뒤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은 향후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으라는 것.

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양된 아파트는 연평균 5000여 호이고, 올해 6~12월 분양예정 물량은 6000여 호, 준공 물량은 7000여 호다.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는 청주 상당구 동남지구에 동양파라곤 562세대,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에 동양파라곤 2407세대, 흥덕구 강서동에 가경아이파크5차 965세대다. 또 상당구 용암동에 힐데스하임 1199세대, 상당구 동남지구에 호반베르디움 1215세대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과장은 “청주시에서 1인가구, 신혼부부, 내집마련을 하려는 가정의 증가로 매년 6000가구가 늘어난다. 그래서 지금부터 2025~2027년까지 매년 아파트를 5000세대 정도 공급해야 한다. 현재 과도한 아파트 값 상승으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중개인도 “최근 청주시내 아파트가 유례없이 많이 올랐다. 외지에서 온 갭투자 투기꾼들이 몰려들어 싹쓸이 했다. 청주시내가 투기꾼들의 집합소가 되는 것은 시민들에게 결코 좋지 않다. 이럴 때는 거래를 하지 말고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과 관련해서는 청주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는 건 합당치 않다는 여론이다. 청주시내 아파트는 최근 3년 이상 하락세를 보였고 오는 7월 31일까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여 있다.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이다.

한국감정원부동산통계에 의하면 지난 4월 청주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1833호였다. 이 중 청주시민이 매입한 것은 688호였다. 나머지 청주시를 제외한 충북도민이 406호, 서울시 79호, 타시도가 660호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 투기꾼들이 몰려들었던 5월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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