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베를린 노트] 러시아와 유럽의 미디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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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베를린 노트] 러시아와 유럽의 미디어 전쟁
  • 충청리뷰
  • 승인 2022.03.0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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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일 현재 독일에서는 러시아 국영방송을 볼 수 없었다. 유럽연합은 2일 러시아 국영방송 RT와 통신사 스푸트니크(Sputnik)의 송출을 금지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선전 방송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가에 대한 끔찍한 공격에 관한 대규모 선전과 허위정보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크렘린 신자들이 푸틴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해한 거짓말을 퍼트리거나, 유럽연합에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RT 계정도 모두 차단됐다. 사기업의 좀 더 빠른 결정이었다.

 

침공특별군사작전사이

 

독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서방 미디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략혹은 침공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이라 부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민족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탈 군사 및 탈 나치화 하겠다는 명분이다.

러시아 미디어감독기관은 지난달 26일 러시아 매체에 러시아 군사작전을 공격침공선전포고로 규정하는 것을 금지했다. 모든 보도에서 해당 단어는 물론, 러시아군에 의해 사망한 시민들에 관한 내용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지키지 않은 러시아 독립 미디어 두 곳은 폐쇄됐다. 러시아 방송사 도쉬트(Doschd)와 라디오 채널 모스크바 에코(Ekho Moskvy) 송출이 중단됐다. 도쉬트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장은 현재 러시아를 떠났다.

 

차단이 최선일까

 

독일과 러시아 간 미디어 갈등은 사실 전쟁 이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1일 독일이 RT 독일어 방송을 금지하면서다. RT는 지난해 12월 독일 지사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RT는 세르비아에서 받은 방송 허가가 전체 유럽에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은 독일 내 방송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독일의 결정에 러시아도 즉각 반응했다. 이틀 뒤 모스크바에 있는 독일 국영방송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 사무실을 폐쇄하고 송출을 금지했다. 소속 기자들의 취재 허가 및 노동 허가도 취소했다. 독일과 러시아는 결국 서로의 주장을 방송으로 접할 수 없게 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러시아 방송은 선전 방송이라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EU의 방송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RT 방송이 유럽의 여론형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데 반해 러시아의 대응조치가 미칠 부정적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도이체벨레 사례처럼 현재 러시아 내 외신 기자들의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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