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진천이면 충북지도 ‘확’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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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진천이면 충북지도 ‘확’ 달라져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2.10.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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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통합추진위가 쏘아 올린 통합 논의에 타지역 ‘긴장’
3전4기 끝 통합한 청주·청원 사례 살펴봐야, 향후 무수한 논쟁 이어질 듯

 

음성 맹동면과 진천 덕산면에 걸쳐있는 충북 혁신도시 전경
음성 맹동면과 진천 덕산면에 걸쳐있는 충북 혁신도시 전경

 

음성·진천 통합 ‘화두’
통합 논의 의미

 

충북 음성·진천의 행정구역 통합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양 지역의 통합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다. 일부 정치인이나 주민들이 통합 얘기를 꺼냈으나 얼마 안가 사그라들었다. 때문에 생소한 얘기는 아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와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18일 음성·진천 통합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음성·진천이 통합 고민을 시작했지만 언제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당장 안되더라도 이 지역에서 쏘아올린 통합 논의는 앞으로 충북도내 다른 지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내 기초지자체 중에는 음성·진천이 가장 발전가능성 높은 곳으로 꼽혀 왔다. 이 곳은 교통 좋고 수도권과 가까우며 혁신도시가 있다. 또 크고 작은 기업 및 공장들이 많이 들어섰다. 청주시를 제외하고 도내 전반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양 지역은 증가해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위기감을 가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만일 두 지역이 합치면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게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 지역인 충주나 제천은 물론 남부권인 보은·옥천·영동군도 자구책을 마련하자는 움직임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행정학과 교수는 “두 지역이 통합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많이 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의회와 통합추진위 토론회 내용을 간추리면 최용환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생활권을 일치시키기 위한 목적, 혁신도시의 이원화된 행정으로 인한 갈등해소와 지자체의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도시를 사이에 두고 음성과 진천이 각각 출장소, 건강생활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도서관 등을 설치해 중복투자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합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며 충북이 청주권 중심의 발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내세우는 통합 필요성이기도 하다.

또 지난 9월 28일 도의회 5분자유발언을 통해 음성·진천의 통합 필요성을 주창한 이양섭 도의원(진천2)은 “청주·청원 지역의 통합 사례를 교훈삼아 진천-음성 통합 논의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본지 김천수 취재국장은 양 지역의 인구추이, 혁신도시를 이루는 음성과 진천의 불균형문제를 지적했다. 음성 맹동면은 산으로 둘러싸여 뻗어나가기 어려운 반면 진천 덕산면은 구릉지라 개발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이상범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은 “통합논의가 혁신도시 및 행정중심지와 생활권 불일치, 자치계층간 행정기능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 등의 쟁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지역의 운명은 지역민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과 진천 분위기 달라
 

현재 통합에 대한 음성·진천지역의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음성군에서는 조병옥 군수가 겉으로는 찬성이지만 사실상 반대하자 일부 주민들은 눈치를 보고 있다. 반면 진천군에서는 송기섭 군수가 겉으로는 지켜보지만 내심 찬성하자 주민들은 편하게 의견을 드러낸다. 과거에는 음성쪽에서 통합하자고 했으나 이제는 인구가 비슷해진 진천쪽에서 더 적극적이다. 흡수통합이 아니고 대등한 통합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충북에서는 청주·청원이 통합 경험을 많이 쌓았다. 이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다. 이 지역은 3전4기 끝에 통합에 성공했다. 1994년 첫 통합 찬반 주민투표를 했으나 부결됐고 잇따라 두 번 더 실패했다. 2012년 6월 네 번째 주민투표에서 가결돼 2014년 7월 1일 청주청원 통합시가 출범했다. 통합운동은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주도했다. 통합 찬성파들은 여러 단체를 결성했지만 나중에 청주·청원하나되기운동본부를 창립하고 몇 차례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발판삼아 체계적인 통합운동을 전개했다.

이들은 청주·청원의 역사적 뿌리가 같고, 청원이 청주를 둘러싸 계란 노른자와 흰자 같은 형태라 행정구역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지역동질성 회복, 광역행정 필요성, 도시와 농촌간 균형발전, 중복투자 해소를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농촌지역 상대적 소외, 청원군에 혐오시설 집중, 세금 인상 등을 들며 거부했다. 청주·청원하나되기운동본부는 반대쪽이 우려하는 점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홍보전을 펼쳤다. 후에 75개항의 상생발전합의사항을 만들어 청주와 청원이 동의하는 절차를 거쳤다. 양 지역 통합 후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운동에 반대한 쪽은 거의 청원주민이었다. 그 중에서도 정치인, 기관 단체장 등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통합하면 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음성·진천 주민들이 통합운동은 전개하면 주로 기득권 세력들이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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