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충주 선수단, 대표사퇴 촉구 기자회견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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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충주 선수단, 대표사퇴 촉구 기자회견 '정면 충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5.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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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분위기 조성, 선수들 트라우마…성명서 내용은 팩트, 증거 있어”
세미프로축구단인 FC충주 선수단이 지난 23일 선수 전원 명의로 대표이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속보=경영 위기에서 구단 인수 희망자와 접촉한다던 FC충주 축구단이 대표이사와 선수단의 정면충돌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5월 10일자, 경영 위기 ‘FC충주’, 새 구단주로 축구전문가 접촉>

23일 선수단은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수 단장 겸 대표이사의 즉시 공개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울러 선수단은 성명서 내용과 관련한 증거 자료 공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성명서에서 선수단은 “지난 16일 신 대표가 한 선수를 불러 마련한 식사 자리에서 팀 화합과 전력을 저해하는 대화 내용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동료 선수들은 논의자리를 마련해 토론했다”고 밝혔다.

선수단은 “심한 정신적 충격과 선수생활의 심각한 위기를 느꼈다”며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선수들이 공개한 신 대표의 발언 요지는 △감독과 코치 및 선수 몇 명이 대표이사를 몰아내려고 유언비어를 선수들에게 퍼트리고 있다. △감독과 지인이 모두 한통속과 패거리 등의 내용이다. 이에 선수단은 사실무근이며, 신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표이사 “사퇴거부, 운영 계속”

선수단은 신 대표가 5월 15일에 종합운동장 라커룸에 감독과 코치, 선수들을 소집해서 수면제 약을 들어 보이며 수면 장애 등 극단적 단어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선수단은 “모인 전체 인원에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며 불안감을 조성해 전체 선수들을 심한 트라우마에 빠지게 했다”며 “모든 문제를 선수와 감독, 코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고 폭로했다.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선수단의 주장인 권영호 선수는 “대표에게 성명서 발표하겠다고 얘기 했는데,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 시간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답을 안준다면 훈련과 경기를 불참할 것”이라고 신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특히 권 선수는 증거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성명서 내용은 팩트다”라며 “인정 안하면 그 것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말해 녹음 파일의 존재 가능성을 드러냈다.기자회견 말미에서 권 주장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충주를 대표하고 연고로 하는 FC충주는 개인 것이 아닌 충주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선수단의 강경 입장에 대해 24일 신종수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퇴의사가 없다는 것을 사전에 선수단에 밝혔다”고 말했다. 선수단 징계에 대해서도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FC충주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말로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감독‧시축구협, "조만간 입장 발표"

한편 신 대표는 구단 인수 희망자와의 접촉 사실을 기자에게 확인해 준 것에 대해서는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구단 인수인계 관련 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가 깜짝 놀라서 부인했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당시 기자와의 대화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기자가 “녹취된 통화 내용을 같이 들어보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앞서 신 대표는 지난 8일 통화에서 구단 인수 희망자와의 접촉 사실과 인수인계 의사가 있음을 확인해줬다. 이튿날 충주시청을 방문해 구단 인계와 관련한 내용을 알리겠다는 말도 기자에게 남긴 바 있다.

결국 FC충주는 선수단의 집단적인 대표이사 사퇴 촉구 및 경기불참 가능성 발표, 대표이사의 사퇴거부 및 구단 운영 계속 입장이라는 난마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미 코치는 이탈해 있고, 김종필 감독 또한 고민에 빠져 있다. 통화에서 김 감독은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면서도 “조만간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주시축구협회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화에서 조재광 충주시축구협회장은 “이번주 내에 이사들과 부회장단 등 30명 가량이 모여 대책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FC충주는 당장 오는 일요일(28일) 오후 2시에 평택시티즌FC와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세미프로축구단인 FC충주는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K4리그에 속해 있어 홈과 어웨이 경기를 매주말 이어가고 있다. 혼란스러운 구단의 영향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되면서 17개 팀 중 7위로 순위가 하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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