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충주 구단주, 갑질‧거짓말 횡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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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충주 구단주, 갑질‧거짓말 횡포 논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5.3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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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진상조사 착수…구단주, 일방적인 훈련‧출전 금지 조치
구단주 갑질 횡포 논란에 휩싸인 K4리그 FC충주 선수단.

속보=선수들에 의해 사퇴 요구를 받은 FC충주 구단주가 주동 선수들에 대해 경기 출전 금지를 넘어 훈련 참여 금지까지 지시해 대한축구협회(KFA)가 진상조사에 나섰다.<본보 인터넷판 5월 24일자. FC충주 선수단, 대표사퇴 촉구 기자회견 '정면 충돌'>

31일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 K4리그 심의위원회(위원장 최영일)는 전날 오후 FC충주 구단주 신모씨 및 코치, 주장 등 주요선수들을 불러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6∼7명의 심의위원들이 실시한 조사는 지난 23일 선수들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과 이어진 구단주의 조치, 선수들의 행위 등에 대해 전반적인 질문과 답변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FC충주 선수단은 지난 23일 39명 전원의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어 구단주 퇴진 및 경기출전 보이콧 등을 발표했다. 이에 구단주가 주장 선수 등 10여 명을 훈련 참여 제한, 경기출전 금지, 훈련장 출입 금지 등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공정위원회 등의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 징계 처분 등 여부가 결정 될 것으로 관측된다. 축구협회의 이번 조사는 선수 전원의 명의로 발표된 구단주 사퇴 요구 성명서와 언론보도가 계기인 것으로 보인다. FC충주 사태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회장 이근호)도 성명서를 확보하고 대책을 숙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구단에 대한 징계 조치가 주목된다.

선수들이 충주시청 기자실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단주는 한 명의 선수를 별도로 불러서 팀 내 분란을 조장하는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에서 선수들은 구단주가 “감독과 코치, 선수 몇 명이 모사를 꾸며 유언비어를 선수들에게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또한 “감독과 지인이 모두 한통속과 패거리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은 감독과 선수 사이의 신뢰를 깨뜨리는 심각한 언행으로 판단했다. 특히 5월 15일 구단주가 종합운동장 라커룸에 감독과 코치, 선수들을 소집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었다는 취지의 구체적인 발언과 함께 약통을 보여주면서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선수들은 구단주가 공포분위기 조성으로 전체 선수들이 심한 트라우마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구단주는 밀린 급여 등을 감독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성명서는 전했다.

프로선수협회도 숙의 중

이날 구단주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해당 코치는 사직 의사를 밝히고 팀을 이탈한 상황이란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선수들은 성명서와 관련한 녹취록을 확보하고 있고 필요하면 공개할 뜻도 밝혔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구단주가 기자회견 다음날부터 주요 선수들에 대한 훈련장 출입금지, 경기출전 금지 등의 조치를 일방적으로 내렸다는 점이다.

축구인들은 구단주의 이 같은 행위를 갑질 중의 갑질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어떤 심각한 상황이라도 선수들의 훈련 금지와 경기출전 금지는 선수로서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단주의 이번 조치는 일방적으로 감독에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단주는 이 같은 조치가 선수들의 기자회견 실시에 따른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구단주는 훈련 배제 선수, 경기출전 금지 선수, 경기장 출입금지 선수, 훈련복귀 선수 등으로 구분한 명단을 적시해 조치하고 수정을 거치는 등 오락가락 횡보도 엿보인다. 훈련 관련 조치는 1주일이며 나머지는 기한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구단주는 거짓말 논란을 낳고 있다. 기자는 4월초 해당 구단주와 2시간 정도 만남을 가졌다. 구단주의 팀 해체(정리) 발언이 있었다는 복수의 전언에 따라 구단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찻집에서 만나게 됐다. 그러나 그는 “전혀 사실 무근이다. 누가 그런 얘기를 했냐”면서 발언자를 알려달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날 만남 이후 복수의 선수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북경기를 앞둔 지난 3월 14일 훈련을 마친 선수들 전원이 있는 가운데 ‘구단 정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는 구단이 정식 출범한 지 2개월 여 만이다. 또한 5월초 기자와의 2차 만남에서는 “구단을 맡을 희망자가 있으면 흔쾌히 인계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사무 집기 등 2000만원에 가까운 투자 비용이 있다”는 점을 밝히기까지 했다.

구단주, 발언 돌변 등 확인 거절

이후 구단주는 김종필 감독을 통해 충주 출신의 축구전문가를 소개 받아 짧은 시간이나마 구단 인수와 관련한 대화를 갖고 추후 만남도 기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이후 구단주 본인과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직접 확인까지 했다. 하지만 보도 이후 전혀 사실무근이란 주장으로 돌변했다.

기자는 선수들의 성명서 내용과 구단 인수 희망자와의 접촉 사실을 번복한 점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했지만 질문에 답을 거부했다. 그는 성명서를 전달 받았다면서도 사실 여부를 묻는 관련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 구단 인수 희망자와의 접촉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에도 그런 대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화 녹취가 되어있으니 만나서 확인하자”는 요구에도 거절했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 김종필 FC충주 감독은 “경기 지속과 지역 축구단 영속에 방점을 두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매주 경기를 이끌어 왔다”며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가족이 충주로 이사까지 온 상황에서 회의감까지 밀려온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곧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충주시축구협회는 지난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부회장단과 클럽회장 등 구성원들은 협회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선수 대표를 불러 상황을 물었다. 이어 다음날 구단주를 만나 중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도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고지 협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로 알려졌다. 시의 이런 입장은 구단주와 시 축구협회도 공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충주시민들은 비록 세미프로축구단이지만 FC충주가 영원하고 진정한 구단이기를 응원하고 있다. 팀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비가 내린 지난주 홈 경기에서 평택시티즌FC와의 결전에서 3대 2로 역전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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