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없는 삶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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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없는 삶이 가능할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8.3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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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2배 성장한 배달업계
전국 20만명 라이더, 안전장치 부족
플랫폼에 목 메인 배달기사들 늘어

배달없이 못 살아
플랫폼에 종속된 배달기사

 

배달기사의 인건비는 건당 계산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5km내외를 달리면 3000원 남짓을 번다. 100m를 더 갈 경우 100원이 미터기에 올라간다.

청주시내 기본 배달료는 4000원이다. 여기서 배달기사는 콜을 잡을 때부터 배달을 중개하는 업체인 일반배달대행사300원을 떼고 시작한다. 남은 돈 3700원에서 또 10~12%를 다시 일반배달대행사에 납부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 배달기사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1건당 3100~3300원이다. 배달기사들은 이른바 플랫폼이 만든 배달앱에 종속되게 된다. ‘(주문)’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플랫폼에 잘 보여야 한다.

 

배달 기사는 전국에 약 20만명이다. 이들은 한 달에 평균 25.3일을 근무하고 280만원 남짓을 번다.
배달 기사는 전국에 약 20만명이다. 이들은 한 달에 평균 25.3일을 근무하고 280만원 남짓을 번다. /사진=뉴시스

 

배달업계 실태조사 필요해

 

전국적으로 배달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약 20만명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는 배달업계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시기 급성장했다가 지금은 전체적인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 시기 때는 배달기사를 너도나도 모셔가려고 했고, 배달료로 지금보다 높았다. 건당 약 200원 정도 더 많이 받았다. 하지만 물량이 적어지다보니 업계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이하 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20217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 이후 최초로 진행된 조사였다. 주요 6개 도시 배달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벌였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배달업에 종사하는 배달원 수는 23만명으로 조사됐다. 201912만명 수준에서 202223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문중개형 플랫폼은 37개 업체, 배달대행플랫폼은 51개 업체, 각 지역 배달대행 영업점은 7749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주문중개는 소비자와 음식점 간의 음식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을 생각하면 된다. 요즘엔 이들 주문 중개 플랫폼들도 직접 배송기사를 고용해 배달대행업도 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배민원’, 쿠팡은 쿠팡이츠’, 요기요는 요기요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운영배달대행 플랫폼은 음식점과 지역 배달대행업체 간의 배달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중소 업체들이 보통 연합을 형성해 관리한다.

이러한 구조는 택시업계를 생각해보면 된다.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이 있고, 지역 업체들이 중개만 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는 곳들이 있다. 배달기사는 택시기사와 비슷한 처지인데 카카오든 지역 플랫폼이든 을 받을 때마다 일정액을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또 일부 지역 배달플랫폼들은 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해 관리하고, 수수료를 이른바 사납금형식으로 일정액을 받기도 한다.

대리운전 기사였던 김 모 씨는 코로나 시기 배달업으로 전업했다. 김 씨는 코로나 때 배달기사가 대리운전 기사보다 훨씬 수입이 좋았다. 열풍이 지나가고 난 뒤 지금은 배달 물량이 많이 줄어서 대리운전도 병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월 평균 26일 일한다

 

배달 종사자는 한 달에 평균 25.3일을 근무하고 381만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여기서 약 95만원을 보험료 및 렌탈료로 지출한다. 손익을 빼고 나면 배달기사는 월 평균 280만원 남짓을 가져간다.

배달 종사자의 약 43%는 최근 6개월 내 평균 2건의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배달노동자 10명 중 4.3명은 교통사고를 겪었다. 주요 사고 원인은 촉박한 배달 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42.8%),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41.1%),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로 나타났다.

배달 기사들의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주중에 37.4, 주말에 42.3건이었다. 평균 운행거리는 주중 103km, 주말 117km였다. 배달기사들은 자신들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43.8%)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노동자 지위 인정(13.7%), 갑질 완화(12.9%), 위험 보상(12.5%)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배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할까.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선 소비자들 88%가 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5(42%), 1~2(38%), 6~10(15%) 순으로 이용빈도가 나타났다. 주로 저녁시간(17~20)(67%)에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단건 배송을 선호한다. 빨리 주문한 상품을 받기 때문인데 보통 20~30분 내 배송받기를 원했다. 소비자는 배달료에 대해선 다소 비싸다고 인식했다. 청주의 경우 배달료가 4000원이면 보통 업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한다. 비율은 각각 다르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소비자들은 보통 1건당 배달료로 2000~3000원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달업은 형태 및 규모에서 유동성이 큰 시장이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조사는 전국 6개도시를 대상으로 벌였지만 충북은 제외됐다. 충북차원의 배달업에 대한 자체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관 안 가고 영화관 팝콘만 주문한다

어디까지 배달 가능할까?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몇 번의 클릭으로 영화관에서 먹는 팝콘을 주문할 수 있다. 이른바 ‘CGV영화관 팝콘 세트를 시리즈별로 구매할 수 있다. 커피숍에 가지 않고 커피나 간단한 디저트류를 같이 구매하는 일도 다반사.

커피숍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처음엔 커피를 누가 주문해서 먹을까 싶었는데, 배달 물량이 은근히 많아 좀 놀랐다. 위치에 따라 배달이 더 잘되는 곳들이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커피, 팝콘, 빵이 특별한 케이스라면 배달의 꽃은 치킨이다. 여전히 치킨은 야식의 최강자다. 배달업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없지만 가장 많은 배달 품목은 치킨이다. 요즘에 치킨만큼 마라탕 주문이 늘고 있다. 마라탕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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