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고, 특목고? 입시명문고? 대안학교?
“정답은 개방형 자율학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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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고, 특목고? 입시명문고? 대안학교?
“정답은 개방형 자율학교 입니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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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신입생 모집, 일반계 고등학교와 복수지원 ‘안돼’
오창면 구룡리 276-3번지 청원고 신축공사가 80%대의 공정을 보이며 마감공사에 한창이다. 총면적 8648㎡에 강당과 식당을 비롯해 59.5개 교실을 짓게 되는 학사신축공사는 2월 15일까지 공사를 끝내고 내년 3월 1일 개방형 자율학교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 2007년 3월 1일 개교예정인 오창 청원고 조감도.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학교로 선정된 청원고는 2010년까지 교육부의 재정지원 속에 시범운영되며, 전인교육실현·교육력 향상·교육수요자의 만족의 결과를 이끌어 내 공교육의 신뢰 회복이라는 목적 아래 설립된다.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손영철 장학관은 "공모를 통한 초대 교장 선정과정이 28일 마무리됐고, 12월 중순까지 교사선정과 1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신입생 모집을 위한 원서접수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0월 12일 9곳 개방형 자율학교 신청을 받아 그 가운데 충북 청원고를 비롯, 서울 원묵고, 부산 부산남고, 전북 정읍고 등 4곳을 선정, 시범운영기간인 2010년까지 재정을 지원한다.

바른 인성과 학력신장의 조화를 통한 전인교육 실현, 학교운영 방법의 혁신을 통한 교육력 향상,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만족을 통한 공교육의 신뢰회복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청원고의 역할에 대해 지역 교육계는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손 장학관은 "청원고 운영을 통해 공교육의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이러한 모범 사례를 도내 학교들에 전파해 도내 교육 전반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식 체험교육
청원고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학교장에게 학교운영권을 위탁하고, 기존의 단순암기·전달교육에서 벗어나 체험을 통한 문제해결학습, 탐구학습, 토론식 수업 등의 교육 방법을 추구한다. 이러한 수업형태는 공교육의 비판으로부터 시작된 대안학교의 교육방식과 흡사하다. 또한 도교육청은 청원고를 지역중심의 학교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손 장학관은 "지역중심의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모집단위를 오창을 중심으로 한 청원군으로 한정짓는 계획도 세웠었다. 하지만 교육수요자 부족과 도내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도내 전체를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특별전형을 통해 읍·면 단위의 학생들에게 혜택을 줘 지역 학생들을 흡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청원고와 일반적인 국공립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영주체와 설립기관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학교장이 운영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또 한 가지 무학년제 운영을 가능토록 했다. 손 장학관은 "특목고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따라 조기졸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청원고는 국공립 고등학교가 가지는 취약점인 교사 순환전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한 학교에서 5년 이상 머무를 수 없으며 지역근무연수의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공모를 통해 4년 임기로 청원고에 배정될 교사들은 연임이 가능해 근무연수의 제한없이 오랫동안 청원고에 머무를 수 있다.

이를 통해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해졌다. 또한 도교육청이 청원고 교사들에게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고과 혜택을 줘, 도내의 유능한 교사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도교육청은 내다봤다. 또한 이에 따른 학교장과 교사들의 책임 또한 엄중히 따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교육부, 도교육청, 지자체의 적극적 재정지원이 뒤따른다. 손 장학관은 "일부 개방형 자율학교의 경우 지자체 지원이 10억대에 이른다. 청원군은 이러한 전폭적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도교육청은 이미 '농·산·어촌 1군 1우수고 육성사업' 대상고로 청원고를 선정해 국비 8억, 지방비 8억 등 16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8억은 기숙사 건축비용으로 8억은 교육활동비로 사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과 함께 아직은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점도 지적되고 있다. 우선 2007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문제다. 평준화지역인 청주 일반계 고등학교와 같은 날인 19일부터 원서접수를 받는다.

비평준화 학교인 청원고는 일반계 고등학교로 분류돼 복수지원이 안된다. 다시 말해 2007년 청원고 탈락자는 고등학교를 재수해야 한다. 학교 측은 모집기간동안 경쟁률을 공개해 교육수요자들의 피해를 막겠다고 하지만 합격가능점수에 대한 통계가 없어 모집인원을 초과했을 때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개방형자율학교 선정 및 진행과정이 단기간에 이뤄져 모집일정이나 제도에 대한 규정을 확립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2007학년도는 현 규정에 의해 진행되지만 2008학년도부터는 모집일정 및 관련 규정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창 학부모들, 기대 반 우려 반

개방형 자율학교인 청원고 설립에 오창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청원고의 교육의 질(?)에 따라 자녀를 청주시 소재의 고등학교로 진학시키느냐, 통학이 용이한 청원고로 진학시키느냐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오창과학단지로 이주해 온 한 학부모는 "반상회 등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의 화두는 단연 청원고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청원고가 '특목고다', '입시명문고다', '대안학교다' 등 여러 이야기가 오가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우리 지역엔 일반계고등학교인 오창고가 있지만 오랫동안 비평준화학교로 유지되면서 인식이 좋지않아 자녀를 오창고에 보내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 청원고는 입시명문을 지양하고 인성교육을 지향한다. 청원고의 교육목표를 인지하고 있는 주민들은 당초 계획했던 목령고가 설립되는 것이 주민들에게는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학부모 김인숙(42) 씨는 "인성교육에 치중한다면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이 그만큼 소홀해지지 않겠느냐. 인성교육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조차도 개교 첫 해인 만큼 학생들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어느 수준의 아이들이 입학할 지 가늠할 수 없어,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청주 수준의 일반계 고등학교가 설립되는 것이 오창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각리중 2학년생 자녀를 둔 전 모씨는 "학교 선생님들은 벌써부터 상위 20%안에 들어야 청원고를 갈 수 있다며 아이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이 청원고로 진학한다면 대학진학을 위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개방형 자율학교가 가지는 특징도 대학진학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개방형 자율학교의 선정부터 청원고 개교까지 과정이 짧은 기간에 이뤄지다보니 오창 지역민은 물론 도내 학부모들에게 청원고에 관한 홍보가 미흡했다. 12월 19일 신입생 모집일정 이전에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청원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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