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약용자원 만큼은 ‘종자 식민지’ 전철 밟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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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약용자원 만큼은 ‘종자 식민지’ 전철 밟지 말아야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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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서 학술토론회 개최로 연구사업 선점

국회 노영민의원, (사)미래도시연구원 당국 무관심에 경종

지난 11월 28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아주 색다른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산업약용자원의 보존 및 개발 연구사업’이란 주제의 토론회는 일반인들에겐 그 의미조차 쉽게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는 충북에 큰 과제를 하나 안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산업약용자원의 ‘독립 선언’이 시급한 것이다.

   
▲ 28일 학술토론회는 단순히 기업유치만으론 지방산업 발전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시켰다.
산업약용자원이란 생체의 질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천연물 중에서 첨단 의약품이나 신약, 그리고 건강기능성 식품 개발등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대상을 말한다. 과거 동의보감이 상징하듯 우리나라 민간요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약용자원이 지금은 세계 국가마다 경쟁적으로 선점해야 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 이는 의약품의 발달이나 생활수준의 향상과 결부된다. 특히 최근 웰빙으로 통칭되는 생활패턴의 변화와 생명공학(BT)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산업약용자원의 중요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산업약용자원의 체계적 연구와 보존이 절실한 이유는 당장 종자(씨앗)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메이저급 종묘회사는 모두 외국계다. 흥농종묘 등 한 때 토종으로 인정받던 회사들까지 외국자본에 팔린 결과다. 그 결과는 현재 우리나라 종묘산업에 엄청난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추씨 하나를 심거나 장미꽃 한 송이를 생산, 판매하더라도 꼬박 꼬박 로열티를 내야 한다.

이번 학술토론회를 주최한 노영민국회의원(청주 흥덕을·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해 ‘종자의 식민지’라고 표현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밥줄을 외국이 잡고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 산자위 소속인 노의원은 평소 이런 종묘산업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산업약용자원 분야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큰 일이라는 생각에 학술토론회를 고안해 낸 것. 문제의식을 공감한 (사)미래도시연구원(원장 나기정 전 청주시장)이 충북대를 파트너로 하여 행사를 주관했다. 노영민의원과 나기정원장은 “우리가 종자산업을 외국에 고스란히 빼앗긴 것은 어하다가 눈뜨고 당한 꼴이다. 산업약용자원 만큼은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당국은 여전히 남 얘기듣듯 한다. 지금 정신을 안 차리면 크게 후회할 것”이리고 경고했다.

현재 각 나라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약개발에 매달리면서 그 기반이되는 산업약용자원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멀다고 달라지고 있다. 이미 국제특허전이 심각하게 벌어지는 상황. 다른 나라의 고유종(식물)을 몰래 가지고 와 자기나라 것으로 특화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 실시 이후 자체 약용자원 개발과 이를 근거로 한 특화사업 발굴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지만 이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화, 규격화, 과학화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때문에 유사상품들만 난립하는 실정이다. 마치 청국장이 몸에 좋다니까 너도나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28일 학술토론회는 그 취지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충북이 산업약용자원의 연구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제천 한방산업의 특화로 이미 이 분야의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충북은 약용자원의 전국비중이 큰데다 현재 오송생명과학단지 건설이 국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관련 연구의 적지로 꼽힌다. 과연 충북이 산업약용자원 연구의 메카가 될 수 있을지는 궁극적으로 충북도 등 관계기관의 관심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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