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 시내버스도 편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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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발 시내버스도 편리해질 수 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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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근 청주시 기획예산과장
이충근 청주시 기획예산과장(50)이 떴다. 이 과장은 교통행정과장이던 2003년 4월~2006년 6월 대중교통의 핵심인 시내버스 이용체계를 대폭 개선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지난 11월 22일 열린 ‘2006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값싸고 빠르고 편리한 시내버스 이용시스템 구축’이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청주시가 추진한 권역별 셔틀버스 운행·시내버스 무료환승제·CCTV를 이용한 불법 주정차 단속·시내버스 승강장 개선 등의 내용이 함축된 것.

“언젠가 교통행정을 맡게 되면 시내버스 이용체계를 바꿔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교통행정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 2명과 함께 2년여간 이 업무에 매달렸다. 시에서는 버스회사에 재정손실 지원을 계속해도 회사측은 승객이 줄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자가용의 증가로 승객이 연간 7200만명 되던 것이 4800만명까지 줄어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이었다. 그래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과장은 먼저 하차 후 30분 이내에 다른 차를 무료로 갈아탈 수 있는 ‘시내버스 무료환승제’를 도입하고 이후 버스노선 개편,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도착정보시스템, 불법주정차 차량 단속 등의 새로운 제도를 속속 실시했다.

당시 그의 모토는 ‘교통이 행복해야 시민이 행복하다’라는 것이었다. 전국 처음으로 도입된 시스템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불만도 많이 표출됐으나 이 과장은 그 때 그 때 이용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회사 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

이 과장은 “요즘은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공무원은 일 열심히 해서 시민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교통행정과에 근무할 때는 어려운 일이 많았던 만큼 즐거움도 많았다”며 “청주시 시내버스 이용시스템은 도농통합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다. 8개월 동안 계속된 우진교통 사태 속에서 버스회사 사측과 노조원, 시민 등과 부딪치며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나는 특히 애착이 간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5월~2005년 1월까지 8개월 동안 계속된 우진교통 사태는 이 과장에게 버스운영 체계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일깨워 준 계기로 작용했다.

“우진교통 노조원들이 우리 집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집까지 들어와 가족들을 놀라게 하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노조원들이 우진교통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나는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다 죽고 말기 때문이다. 지금은 노조원들이 직장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에 경영개선이 많이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우진교통 사태를 회고하는 이 과장은 “그 때는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금천동사무소 동장일 때는 금천동을 주민자치센터 모범지역으로 만들어 이름을 날리고 민원인들에게 커피를 대접, 감동행정을 펼친 이 과장은 청주시청에서 ‘일 잘하고 정확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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