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고려인 동포 '이주정착'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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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고려인 동포 '이주정착' 고삐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4.04.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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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상 거주 희망자에 영주권 취득 요건 완화 등 특례 지원
제천시가 고려인 동포 전입 희망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문을 연 창업 1호점 나타의 전경.

제천시가 지역 전입을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이주 정착을 지원한다.

시는 단기 방문(C-3-8), 방문 취업(H-2), 거주(F-4), 영주(F-5), 결혼(F-6) 비자를 소지하고 고려인 동포를 상대로 이주정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 정착 희망 고려인들에게는 2년 이상 제천지역 거주를 전제로 △단기체류시설(4개월) 제공 △한국어·한국문화 등 교육프로그램 지원 △취업과 주거지 연계 보육·의료 지원 △법률생활고충 상담 등이 제공된다.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과 연계해 취업 활동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비동포 배우자 취업과 영주권 취득 요건 완화 등의 특례도 받을 수 있다. 지원을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는 연중 수시로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사업 대상자에게는 지역 기관단체와 함께 재외동포지원센터 운영, 체류특례·단기체류시설·정착교육, 취업·주거 연계, 의료·보육 지원, 행정사·노무사·변호사 상담, 통번역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 살고 있는 고려인 17개 가구 48명을 모집했으며, 이들 이주 정착 대상들은 현재 지역 체류시설에서 한국어와 문화 교육 등 지역 정착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이미 취업에 성공했다.

이처럼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제천시의 재외동포 이주 정착 지원 사업은 정부의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시는 민선 8기 들어 고려인 동포 유치를 인구 감소 대책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해 현지 고려인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시에 따르면 제천에 이주한 고려인 동포들의 일부는 무리없이 지역에 착근하고 있다. 실제 지역 이주 고려인 가운데 3명은 시의 지원을 받아 각각 점포를 열었다.

제천시가 고려인 동포 전입 희망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부터 이주 고려인들에게 창업을 지원하는 등 지역 정착에 힘을 보탠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시는 고려인 동포에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점포 인테리어나 간판 등 시설 투자 자문은 물론 홍보도 적극 돕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문을 연 창업 1호점은 음식점인 ‘나타’다. 청전동 두진백로아파트 뒤편에서 중앙아시아 음식을 판매 중인 나타는 시민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마니아층까지 형성되고 있다. 나타 인근에 창업 2호점으로 개장한 ‘홈베이커리’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과 샐러드, 다양한 종류의 치즈, 육류·식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마리아’라는 상호의 창 내건 청전동의 양꼬치 전문점이다. 중앙아시아 현지 음식과 주류를 판매하는데, 특히 주말에 손님이 많다고 시는 전했다.

지난해 9월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이주 대상자를 모집한 것을 시작으로 제천시의 ‘고려인 이주 지원사업’은 본격화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4개국의 국내 체류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이주 정착 신청을 받았다

시는 이 기간 100명의 신청을 받아 이 가운데 48명을 선정했다. 시는 당초 10월 중 해외 거주 고려인 80명을 이주시킬 계획이었으나 비자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자 시는 국내 거주 고려인 등 재외동포를 중심으로 이주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국내·외 고려인 1000명을 제천지역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체득했던 과거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고려인 유치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고려인 유치는 제천시가 전국 시‧군 중 가장 앞서 선도하는 사업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인 김 시장은 민선 제천시장으로 출마하기 전 주 키르키스스탄·아제르바이잔·조지아 대사 등을 역임하는 등 특히 중앙아시아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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