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시대 '재활병원 이용'은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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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시대 '재활병원 이용'은 일상이다
  • 양재혁 베스티안재단 이노베이션센터 실장
  • 승인 2024.04.2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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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주임교수가 이끄는 경희대학교 의료경영MBA 일본방문단은 지난 18일 일본 레이와병원(令和健康科学大)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2017년, 2018년 연수단 파견에 뒤이은 만남이다. 그사이 일본의 노인을 위한 재활병원은 더욱 고도화되었다. 당장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된다. 병원 및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서 큰 변화의 시기가 다가온다. 국제연합 UN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이후 65세 이상 인구가 전인구의 20% 이상이 되면 초고령화사회라고 지칭한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되는 시점이다.

경희대학교 의료경영MBA 일본방문단은 지난 18일 일본 레이와병원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경희대학교 의료경영MBA 일본방문단은 지난 18일 일본 레이와병원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환자 눈높이 서비스

△ 병원의 운영철학은 사회복귀다 : 레이와 재활병원의 운영철학은 재활병원으로서 첫째,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자, 둘째, 환자를 직장으로 돌려보내자, 셋째, 환자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재활시키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재활에 대한 원칙은 먼저 하루 3시간 이상 재활운동을 시키고, 1:1 재활운동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레이와 병원은 의사 1명이 평균 75세의 환자를 30명 정도를 담당해서 사회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환자의 시선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편마비 환자를 위한 화장실. 왼손잡이 화장실과 오른손잡이 화장실로 구분해 놓았다. 정상인이 볼 때는 다소 이상한 화장실이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맞춤시설이다. 수액을 맞는 환자, 한쪽 몸을 못 쓰는 환자들에게 더욱 유용하다. 이밖에도 위험을 미리 인지할 수 있는 문 열림 싸인. 환자의 부상방지 예방을 위해 통로 앞의 문이 열리는 동선을 노란 선으로 표시해 놓았다. 이 모두 환자를 위함이다. △ 환자 몸을 세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 환자의 몸통, 팔, 다리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센서 기반의 진단시스템은 재활치료를 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다. △ 중증도에 따른 3단계 욕실 완비 : 병원은 1, 2, 3단계의 욕실을 갖추고 있다. 1단계 욕실: 경증 환자를 위한 욕실로 혼자서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이다. 2단계 욕실: 본인 스스로 앉을 수 있는 욕실이다. 앉은 자세에서 목욕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3단계 욕실: 마치 세차장처럼 환자를 눕혀놓고 샤워를 시킬 수 있도록 만든 욕실이다. △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간호스테이션 : 한국의 간호스테이션은 상대방이 서 있는 높이에 맞춰져 있다면 이 병원의 스테이션 데스크는 환자나 가족이 의자 또는 휠체어에 앉아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높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재활운동 중에는 운전연습도 할 수 있다. 환자는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을 착안한 교육이다. 일본에서는 재활환자들이 운전할 경우 특별한 스티커를 제공받는다. ‘신체장애자 표지’라고 하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스티커다. △ 개호복지사와 협업을 통한 환자 지원 : 일본 정부는 국가자격으로 ‘개호복지사(소셜워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의 일상생활 지원, 사회복지서비스 연계, 상담 및 정서적 지지, 케이스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레이와 재활병원과의 연계 역할도 이들의 몫이다.

3단계 환자를 위한 목욕시설, 자동세차장을 연상케 한다.
3단계 환자를 위한 목욕시설, 자동세차장을 연상케 한다.

초고령화 ‘항노화시장‘

초고령화시대의 병원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지속가능성을 갖춘 병원이 돼야 할 것이다. 레이와병원 역시 지속가능한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많은 의료기기 및 장비를 도입하여 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일본 레이와병원의 이소구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병원이 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속가능성의 혁신적인 노력에는 연구개발이 한 축이 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의약품, 의료기기 및 서비스를 연구개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둘째, 환자의 시선과 환자의 마인드로 준비하는 병원이다. 앞서 살펴본 레이와병원은 환자의 시선과 마인드에 맞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병원이다. 지금까지 제공하던 서비스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레이와 병원에서는 근육이 마비된 환자를 위해서 보톡스 시술을 시도하는 등 환자를 위한 치료를 위해 보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병원만이 아니라 헬스케어 서비스와 융합하여 환자 및 환자가족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오늘 살펴본 병원은 노화를 질병으로 접근하는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비어있는 영역은 바로 항노화시장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대응방안이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환자중심의 헬스케어 서비스의 설계와 시행, 항노화시장에 대한 대응 역시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양재혁: 

충북 오송에서 신약 개발 관련 전문가들의 학술 토론 모임인 '혁신신약살롱 오송'을 이끄는 제1마담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실장을 지냈고 현재는 오송에 위치한 화상전문병원 및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하는 베스티안재단의 이노베이션센터 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또한 오송바이오헬스협의회 관리이사직과 바이오헬스 분야의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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