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로비자금, '제3의 폭로' 자료 있나?
상태바
이씨 로비자금, '제3의 폭로' 자료 있나?
  • 충청리뷰
  • 승인 2003.08.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전 검사, 수억원대 정치자금 포착설 나돌아
양 전 실장 2차례 방문때마다 이씨 부인 억대 현금 인출

김도훈 전 검사가 K나이트클럽 이원호씨 주변계좌에서 정치자금으로 보이는 수억원대의 자금흐름을 포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자금은 민주당 경선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사실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청주 방문 때마다 이씨 주변계좌에서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대검 감찰 당시 이씨와 양씨 주변의 계좌추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의 자금추적 조사결과 양 전 실장이 청주를 방문한 4월 17일, 이씨 측근인 유모씨 계좌에서 1억500만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양 전 실장이 청주를 다시 방문하기 하루 전날인 6월 27일 부인 공씨 계좌에서 3억4000만원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검사의 지휘를 받아 이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사건을 조사하던 충북지방경찰청은 작년 10월 11일 K은행에서 38억원을 대출받은 부인 공씨 통장에서 이날 하루동안 19억원과 4억5000만원, 3200만원 등 3차례에 걸쳐 모두 23억8200만원의 현금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같은달 17·18일에도 공씨의 계좌에서 10억원과 1억원의 현금이 인출된 것을 비롯, 11월에도 16억원이 현찰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난해 10-11월 2개월 동안 공씨 계좌에서만 50억여원의 현금이 집중적으로 인출된 것이다.

이에대해 이씨측 변호인은 "지난해 10월 많은 돈이 움직인 것은 공사비와 개업초기 특별출연한 연예인 출연료를 지급한 것이다. 정치자금 3억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30원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지부 관계자는 "김모 부지부장을 통해 이씨가 3억원을 H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은 김부지부장이 대선 1주일전에 합류했기 때문에 앞뒤 정황도 맞지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김 전 검사는 대선 직전 자금이 집중인출된 점에 주목하는 한편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이씨의 선거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성균변호사는 지난 22일 김 전 검사의 '수사일지'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정치자금 포착설'에 대해서는 '지금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해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김 전 검사가 '수사일지' 이외에 이씨 주변의 정치자금 또는 로비자금 의혹이 담긴 제3의 폭로자료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만약 김 전 검사가 이씨 주변에서 경선자금 흔적을 포착했다면 현 정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폭발력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씨 수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정치권 또는 검찰 수뇌부로부터 뻗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의 K나이트클럽 자금추적 당시 안팎에서 상당한 수사압력이 작용했고 지휘를 맡았던 김 전 검사가 '주변의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말고 내가 모든 걸 책임질테니 소신껏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또한 지난 13일 청주지검 수사전담팀에서 충북지방경찰청의 K나이트클럽 수사자료를 수거해 가는 과정에서 김 전 검사가 끝까지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전담팀 ㄱ부장검사가 "수사자료 일체를 가져와라"고 지시했으나 김 전 검사가 "수사지휘 책임자는 나다. 내 허락없이 내주지 마라"고 맞섰다는 것. 결국 ㄱ부장검사는 수사지휘 검사를 교체하는 절차를 거쳐 경찰자료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