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체험기
한국의 문화가 당당히 살아 있는 곳,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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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체험기
한국의 문화가 당당히 살아 있는 곳, 그 곳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5.0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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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전주의 랜드마크며 전주관광의 핵심 역할
주변 관광지 수두룩, 지난해 130만명 다녀가

전통문화의 도시 천년전주. 대한민국 대표 맛고을 전주.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즐길거리가 있는 곳 전주. 전라북도 전주시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지천으로 널린 먹을거리 속에서도 전주비빔밥·콩나물해장국·한정식의 자존심을 지키고 한옥·한지·소리 등 우리 것의 전통을 이어가려 애쓰는 전주시는 특별한 맛이 있다. 충북의 관광을 점검해보는 ‘이슈파이팅’은 이번주부터 타지역 사례를 선보인다. 타지역 중 우리가 본받을만한 곳을 현장취재할 계획이다.

   
▲ 전주의 6가지 韓스타일을 한 군데서 볼 수 있는 한옥마을.
전주시는 자존심이 강한 도시다. 이 자존심은 나름대로 전통문화를 지키고 가꾸고 있다는 데서 나온다. 전주시에는 ‘전주韓스타일’이라는 게 있다. 한옥·한지·한식·한소리·한춤·한방 등 6가지의 전통문화를 이르는 말이다. 韓스타일을 한 군데서 볼 수 있는 곳은 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은 전주 IC에서 그리 멀지 않은 풍남동과 교동에 걸쳐 있다.

“전주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 천년전주의 랜드마크다. 한옥마을에 오면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다. 지금 어느 시대에 있는지를 착각할 정도로 고풍스럽다. 700여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한옥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한옥촌이며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군이다.” 전주시가 소개하는 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은 1930년 전후 일본인들의 세력확장에 대한 반발로 전주시민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지으면서 형성됐다. 일본인 주택에 대한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로 시작됐다는 것.

101년된 학인당에서 하룻밤
한옥마을에는 전통술박물관·최명희문학관·전통문화센터 등의 문화시설과 풍남문·경기전·전주향교·오목대 등의 문화재, 공예품전시관·공예명인관 등의 전통공예시설이 있다. 그리고 숙박시설로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승광재·설예원·아세헌·동락원·양사재·풍남헌 등이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집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가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동락원에서는 전주비빔밥, 승광재에서는 황실문화, 설예원에서는 전통다례, 아세헌에서는 가야금 병창, 양사재에서는 한지 공예, 그리고 학인당에서는 국악명상차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위로부터 101년 역사의 학인당, 푸짐한 전주 한정식, 고운 빛깔의 전주 한지, 세련되게 만든 표지판, 대표음식 전주 비빔밥
기자는 한옥마을의 유일한 고택문화재인 학인당에서 1박을 했다. 조선후기 지어진 학인당의 본채는 궁중양식이 도입된 대표적인 한옥으로 전주한옥의 자존심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효자로 소문난 인제 백낙중의 효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다른 한옥들은 집 주인이 계속 바뀌나 학인당만은 자손 대대로 물려받아 현재 4대인 서화순씨 내외가 살고 있다.

2000여평에 99칸 대저택으로 지어진 학인당은 설립자인 백낙중이 문화예술을 즐겨 화가, 소리꾼 등이 수시로 드나들고 해방후에는 전라북도와 전주시의 중요 행사 만찬장으로도 이용됐다는 것. 특히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자금을 제공한 인연으로 백범 김구선생의 숙소로도 이용됐다고 한다. 당시 오대산 최고급 목재를 사용한 덕분인지 올해 101년째 임에도 빈틈없고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서 씨는 70년대 초반 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3억원에 팔으라고 할 만큼 탐을 냈다는 일화를 전했다. 방은 온돌이라 뜨끈뜨끈했다. 화장실 문을 열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났으나 목재는 반들반들 윤기가 흘렀다.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면 골목길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주시는 골목길과 각 명소마다  작고 예쁜 간판을 붙여 놓았다. 이 간판은 크지 않아 오히려 눈에 띈다. 다국어 관광안내판과 한옥마을지도도 여기저기 설치돼 길 찾기가 매우 편리했다. 관광객들은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각 기관에서 전주문화를 엿보거나 체험하고 전시관에서 공예품을 살 수 있다.

‘최명희 문학관’은 한옥마을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전주출신의 최명희는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로 생전에 전주의 추억이 서려있는 글을 많이 남겨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인간 최명희’ ‘작가 최명희’ ‘영원한 최명희’ 등 세 가지 테마로 꾸며진 문학관은 조촐하나 짜임새가 있었다. 작가가 생전에 썼던 원고지와 작품, 사진, 유품 등을 전시하고 평소 음성도 들려줘 전주시가 작가를 어떻게 기리는가를 알 수 있었다.

관광 홍보도 잘하는 전주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옥마을을 둘러본 뒤 전주의 맛을 보러갔다. 음식하면 전라도 아닌가. 그러나 아쉽게도 한옥마을내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별로 없다는 게 전주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차를 타고 근처로 나가자 관광객이 많은 덕인지 ‘기업형 식당’들이 많았다.

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은 소문대로 맛있었다. 비빔밥은 여러 가지 나물과 고명으로 색깔이 눈에 띄게 아름다웠고, 콩나물해장국은 청주에서 맛보던 것과 달리 구수했다. 이 곳에서는 콩나물을 일정기간 자라게 한 뒤 거꾸로 3~4일 동안 키워 썩음병을 방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콩나물이 웃자라지 않고 잔뿌리가 별로 없었다. 전주한정식은 4인 기준 12만원에 1인 추가시 1만원 추가였다. 60년째 3대가 운영하고 있다는 전라회관에서는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반찬들을 내왔다. 육·해·공군이 모두 들어 있었고 입에 짝짝 붙었다.

지난 4월 말 기준의 전주시 인구는 63만8177명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청주시와 곧잘 비교되는 전주시는 관광을 특화시켜 문화관광과·한스타일과·전통문화과 등 3개 과를 두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한옥마을에 13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이 중 외국인은 5만명 정도 된다. 올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시를 여러갈래로 돌 수 있는 테마관광 코스와 한옥마을 관광코스를 개발했다. 이들은 ‘전주여행’이라는 관광지도 한 장이면 어디든 찾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지도도 잘 만들었다. 한옥마을의 골목길까지 소개해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충북은 전주가 ‘천년전주’를 어떻게 홍보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는가를 배워야 한다. 전주시청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홍보, 관광지도 등을 통한 유인물 홍보와 관광안내소를 통한 현장 홍보 등 다각도로 전주시를 알리고 있다. 특히 전주시청 홈페이지 ‘전주한옥마을’ 코너는 숙박시설 예약과 관광지 돌아보기 등을 다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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