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대표 경제인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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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대표 경제인은 누굴까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9.11.18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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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각 나타내는 기업인 극소수, 차세대 거물도 없어
경제관련 기관단체장 선거 때 마다 인물난 되풀이

고위 공무원 출신이나 학계 등 전문가가 맡는 경제관련 기관단체 외에 상공회의소나 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은 자체 선거를 통해 현직 기업인을 회장으로 뽑는다.

청주권 최대 규모의 경제단체는 청주상공회의소다. 기업과 자영업 등을 불문하고 세무서에 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도 100개가 넘는 입주업체를 대표하는 주요 경제기관이다.
하지만 이들은 3년 만에 한번씩 치르는 회장과 이사장 선거 때마다 심각한 고민에 휩싸인다. 마땅한 차기 회장감을 찾지 못하겠다는 것.

   

몇몇 인사들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지만 회원사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태호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간에 사퇴한 회장 잔여임기를 포함하면 5차례나 연임한 장수 회장이다.
전영우 청주산단관리공단이사장은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다짐을 받지만 그의 뒤를 이을 이사장 감이 없다며 번번히 재추대 형식으로 4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그 때마다 나오는 것이 ‘충북엔 대표 경제인이 없다’ ‘새로운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푸념이다.

‘거물’ 없는 충북 경제계

지역을 대표할 만한 경제인을 꼽으라면 몇몇 경제관련 기관장들 외에 떠오르는 이름이 그리 많지 않다. 경제계 중에서도 기업인으로 폭을 좁히면 좀 더 줄어들고 그중 지역경제계의 ‘거물’로 불릴 만한 사람을 고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경제인 중 기업이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인물로 압축한다면 청주산단관리공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전영우 (주)대원 대표이사, 오창산단관리공단이사장 오석송 (주)메타바이오메드 대표를 비롯한 몇몇 인사들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 또한 ‘거물’이라는 별칭을 붙이기에는 망설여진다.

지역에 위치한 굵직한 대형 기업들 대부분이 본사는 수도권에 둔 채 현지 생산공장 수준이기 때문에 기업활동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지역 인물을 찾기 힘든 것이다.

산업이나 금융, 유통 등의 기반이 취약한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뤘던 건설 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90년대 중반 이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며 대다수 지역업체가 설자리를 잃었다.
삼일주택공사는 청주 용암1지구를 마지막으로 아파트 사업을 접고 현재 임대아파트 관리와 영화관으로 사업을 전환, CGV복합영화관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덕성과 삼정은 IMF 한파를 넘지 못하고 회사가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으며 보성과 삼진, 태암 등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이름이 사라진지 오래다. 형석아파트를 공급했던 김맹석 씨(금강학원 이사장)도 주택사업을 접었다.

세원건설도 부도와 화의를 거쳐 아파트 사업에는 손을 놓은 뒤 오운균 회장이 대전 등지에서 빌라사업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명백을 유지하고 있는 덕일건설은 용암2지구의 덕일 마이빌 이후 주택사업을 접고 관급공사 위주로 몸집을 줄였으며 두진공영도 지역민방사업에 진출한 뒤 건설 비중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울산 현대 광주 금호, 충북은?

울산이 현대중공업을 기반으로 근로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고 광주를 기반으로 한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흡수하며 급성장했다.

지역과 기업이 상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충북은 이렇다할 상생의 가능성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향토기업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알려진 (주)대원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70위권을 맴돌며 아직 대형건설사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하지 못하고 있고 한국도자기 또한 지역을 이끌 대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최소한 얼굴을 내미는 기업들은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라도 있는 수준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
한 경제계 인사는 “지자체 행사 협찬 요청에 익명으로 해달라는 기업이 있다. 처음에는 이름을 알리는 것이 계면쩍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속내는 다른 곳에 있었다. 유사한 행사 협찬 요구가 이어지면 귀찮기 때문에 아예 이름을 빼달라는 주문이었다. 심지어 지역에서 주는 각종 포상과 감사패 대상으로 선정되고도 고사하는 기업도 있다. 그들은 지역이나 상생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이윤만 추구하면 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8~90년대 활발한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던 이준용·정홍희 회장이 아직까지도 뉴스메이커로 등장하는 것도 이런 지역의 풍토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이 회장이 제주사업과 관련해 구속됐을 당시 지역경제계는 물론 언론까지 나서 구명운동에 준하는 활동을 벌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골프장에 눈 돌리는 기업
덕일 이어 원건설, 신라개발 까지

크고 작은 지역 건설업체들과 관련 인물들이 속속 골프장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정홍희 회장이 제주에 이어 용인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덕일건설도 청원 골드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건설은 제천에 27홀 규모의 회원제 힐데스하임CC 조성을 마치고 시범라운드와 함께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준용 신라개발 회장도 보은 탄부면 골프장건설에 나서고 있으며 오창에 추진중인 대중제골프장도 실질적인 사업주가 지역 출신 A씨라고 전해지는 등 지역 업체들이 대거 골프장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이 국내에서는 골프장 등 레저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밖으로는 해외 공사수주에 나서는 등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성공 여부에 따라 급성장 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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