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성공에 ‘프라모델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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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성공에 ‘프라모델러’가 있었다
  • 충청리뷰
  • 승인 200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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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탱크 비행기 실제처럼 제작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 대성공 뒤에는 숨은 공신 김세랑씨(32)가 있다. 이 영화의 압권인 웅장한 스케일의 전투장면을 실제처럼 재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이 영화 제작과정에서 군사고증 자문역을 맡아 6·25전쟁을 소재로 한 이 영화의 배경을 실제와 근접하게 만들어 박진감있는 리얼리티를 살려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당시의 전투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실전에 투입됐던 군복과 소품을 직접 분석하며 6개월간 힘든 작업을 했다.

박진감 넘치는 리얼리티 재현

김씨가 이런 작업을 맡게 된 것은 이름난 ‘프라모델러’이기 때문. 프라모델이란 사물을 실제 크기보다 축소한 플라스틱 모형을 말하는 것으로, 그는 프라모델을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인 셈.

병사, 탱크, 전투기 등 밀리터리 프라모델에서부터 자동차,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까지 제작품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흔히 취미생활로만 인식돼 있는 프라모델 제작이 직업으로 연결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특히 영화와 프라모델이 접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군사부문 사실고증작업이 시작된 이후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취미로 프라모델 제작기법을 익히기 시작해 전문 직업인이 됐다. 중 3이던 지난 1988년 국내 최초의 프라모델 대회인 ‘프라모델 콘테스트’에 첫 참가, 동상을 받았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91년 프라모델 전문 잡지 <호비스트>에 작품 제작과정을 글로 기고하기 시작하면서 직업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전문지식 없인 도전 불가능한 영역

“프라모델은 어린이들이나 갖고 노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특히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다루려면 전쟁사에 능통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 나서고 공부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김씨가 현재까지 모은 전쟁 당시의 국내외 군복만 1,000여벌. 그는 군복 등 전쟁과 관련한 물품을 찾아다니느라 남대문·동대문 재래시장을 돌며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1·2차 세계대전 등 외국전쟁 자료수집을 위해 해외 원정도 했다. 일본 전문 수집상가에서 손수레 통째로 구입한 적도 있다.

현재 국내에는 100여명의 프라모델러가 활동 중이다. 프라모델러가 되면 모형제작업체에서 개발자로 일하거나 영화의 특수소품과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각종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프라모델을 수집품의 개념으로 사서 모으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직접 제작,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첫 프라모델 경매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남녀노소를 불문한 프라모델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 프라모델 관련 인터넷 동호회만도 100개가 넘게 개설돼 있을 정도. 김씨는 “프라모델 제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전문 프라모델러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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