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날씨는 한여름을 달려가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날씨에 미술관을 찾는 다는 것은 부지런 떨지 않으면 쉬운 일이 아니다. 변변한 미술관 하나 없는 청주에서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사설 미술관이 가까운 대덕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이내 차를 몰았다. 신탄진에서 대덕으로 들어서려고 신호대기를 하고 있자니 산 중턱에 현대적 감각의 건물이 멀리 보인다.
아시아 뮤지엄에서 이름을 딴 아주미술관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의 흙 인형, 흙집, 수정물고기, 청자잉어연적 등 기원전 유물에서 근·현대 회화, 도자기, 조소 작품 등 국보급 유물을 포함해 2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와 고대의 만남」, 「빛의 순환」이라는 이름으로 설계했다는 건물은 자체가 하나의 미술품이었다.
▲ 고려 청자의 물고기 연적. 한웅큼 물을 머금은 물고기의 모습에서 해학이넘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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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앞으로 소장품 전시와 기획전시는 물론 국제 학술행사, 작품설명회, 문화학교, 세계 유명 미술관과의 교류, 동양회화비엔날레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문화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전시립미술관과의 공동 기획전을 여는 등 공립, 사립이 힘을 합쳐 「문화와 과학이 어우러진 대전」을 만드는 데 기여할 방침이라고 했다.
미술문화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소통에서 발전을 하게 된다. 사실 문화 없는 나라는 생명이 없다, 문화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말을 하면서도 문득 삶과 조금이라도 이격되는 문화는 그저 천덕스러운 것이 되고 만다. 기초미술의 붕괴를 이야기하고 기초미술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합류하면서도 당장 공간 문제에 부딪히면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청주는 사실 문화적 아이템이 넘쳐나는 도시이다. 물론 중소도시의 환경으로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수도 있다. 문제는 모든 이들의 미술문화에 대한 깨어있는 정신이 중요하다. 대덕의 아주 미술관의 주인역시 이러한 의식에서 멀리보고 앞서 실천하는 사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주 미술관 관장은 『개인이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사는 대전을 문화 과학 도시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대덕의 과학 중심의 건조할 수 환경을 미술 문화를 통해 문화화 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술관은 그림만 거는 공간에서 벗어나 가족이 찾는 쉼터이자 예술 마당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가지고 끝없는 투자와 실험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투자는 관객을 위한 서비스의 투자로 이어져야한다. 늦게까지(밤 9시-10시) 문을 여는 미술관은 일과 후 술집이 아닌 미술관을 찾게 하는 투자이고 쉼터의 공간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서울의 한 미술관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미술 관람을 기획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간단한 점심과 작가와의 대담을 통하여 직장인들을 불러 모았다. 미술관이 거듭나고 지속성과 연속성을 갖기 위하여 미술문화의 높은 턱을 스스로 낮추는 양질의 서비스로 투자를 하고 관객을 모아야한다.
이번 아주 미술관의 전시는 오픈 기념으로 새와 물고기전, 중국작가 첸하이옌 작품전, 건축가 김억중의 Space : Semiological Order & Impact전 등 3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유성구 화암동에 있다. 전화는042-863-0055로 청주에서도 좀 먼 곳이긴 하지만 우리가 가지지 못한 부러움으로 소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