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행복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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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행복지수는?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4.02.0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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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역대 최저치 문재인 정부 따라가나

국민 행복은 어디에

새해의 처음이 설이고, 음력 정월 초하룻날이 설날이다. 올해 설 연휴는 나흘 동안이다. 한가위라 하는 추석 연휴 때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대명절이다. 이 때면 늘 즐겁고 행복하길 빌어주는 아름다운 미덕이 있어, 만나는 사람마다 웃는 얼굴로 복을 기원하는 인사를 나눈다. SNS를 통해서도 연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교환하니 보이기엔 참 행복한 국민들이다. 그런데 돌아서 홀로 서면 “나는 행복한가?” 자문하게 되지 않나. 억지웃음이라도 지어야하는 명절이 두려운 사람들도 있다. 국민행복지수는 어느 위치에 있을까.

못 찾는 국민 행복

행복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된다. 그리고 복되고 좋은 운수를 이르기도 한다. 날마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그런 날이 많다고 느낀다면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의 행복 체감도는 주관적인 것으로 이를 계량화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일관된 조사를 통해 수치화한 행복지수가 집계 발표되고 있어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사단법인 국가미래연구원은 2003년 이후 매분기별로 △민생지수 △국민행복지수 △국민안전지수 등 3대 지수를 발표해 오고 있다. ‘2023년 3분기’ 3대 지수는 지난 7일 공개됐다. 기준치는 2003년 1분기를 100.0으로 삼고 있다.

과거 20년간(2003년 1분기~2023년 3분기)의 국민행복 정도를 상대비교하기 위해 국민행복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지수산정은 3개의 대항목(△경제성과 및 지속가능성 △삶의 질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20개의 중항목, 34개의 소항목으로 구분한 뒤 이들 34개 소항목들을 가중평균해 분석하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삶의 질 측면에서 분석한 ‘국민행복지수’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전분기 66.01 대비 17.71p 하락하며 48.30로 나타났다. 고용‧주거‧물가 등 삶의 질 요인의 악화가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22년 3분기(80.79)에 비해 하락한 것은 긍정적 요소인 1인당 유형고정자산, 노동생산성지수, 주거지수가 감소하고, 부정적 요소 중 소비자물가지수, 생활물가지수, 이혼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초 지수산출 이후(2003년 1분기)의 동향을 보면 카드사태 당시인 2004년 3분기에 52.67로 나타났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4분기에는 136.92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2020년 2분기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로 인해 최저점(31.47)을 기록한 후 2021년 4분기 123.92까지 상승추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했다.

윤 정부 평균, 문 정부 보다 낮아

정권별로 지수(도표 참조)를 비교해 보면 노무현 정부(2003.2분기~2008.1분기)의 평균은 94.00으로 이명박 정부(2008.2분기~2013.1분기)의 평균인 123.41보다 낮았다. 박근혜 정부(2013.2분기~2017.1분기)의 평균은 135.98로 이명박 정부의 시기보다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2017.2분기~2022.1분기)는 84.21로 박근혜 정부 평균보다 낮았다.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2022.2분기~2023.3분기)는 평균 67.46으로 문재인 정부 평균 84.21 보다 낮다. 지난해 3분기 48.30은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치다. 분기별 역대 최저치는 문재인 정부 2020년 1분기의 31.47이다.

유엔(UN)이 정한 세계행복의 날은 3월 20일이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는 지난해 행복의 날에 즈음해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37개국 중 57위에 위치했다. 2022년도 59위 보다 다소 올랐다.

발표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의 국민행복지수는 10.0 만점에 5.951이다. 전년도의 5.935에서 0.016 상승했다. 137개국의 평균 국민행복지수가 5.54, 중앙값은 5.68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중간 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핀란드는 7.80으로 2018년 이후 6년 연속 1위다. 한국은 세계행복보고서가 시작된 2012년 이후 2013년 36위로 가장 높았고, 2016년 이후에는 60위 안팎에 놓여 있다.

국민행복지수를 알 수 있는 지표는 또 있다.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이 국민 대상으로 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의 국민행복지수는 6.7로 나왔다. 또한 같은 해 8월 질병관리청 공식 학술지인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인제대 의과대학 설로마, 전진호 교수팀의 '생애주기별 한국인의 행복지수 영향 요인' 연구보고서를 보면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68점으로 낮았다. 주관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34.7%로 매우 낮게 조사됐다.

세계행복보고서, 한국 57위

이와 같은 조사 결과로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은 '행복'보다 '불행'에 가까운 삶으로 인식하는 느낌이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해 9월 '지표와 데이터로 본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을 발간했다. 국민행복지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행복도를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국민통합위는 '국민행복지수'를 주제로 국내외 대표적인 조사기관의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국민행복의 추이를 살펴봤다고 했다. 그 결과 순위 비교에만 치중된 결과와 해석을 낳는 조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통합위는 SDSN의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국민행복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는 느리지만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사회적지지'와 '삶의 자유'가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행복이 높아질 수 있고, 한국의 세부지표 분석결과 '사회적지지'와 '삶의 자유' 지표가 2017년 이후로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합위는 “국민행복 최하위, 불행한 한국이라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사회안전망 구축과 취약계층의 행복 개선 등 위원회가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찾겠다"며 "국민 행복을 위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가미래원이 발표한 윤석열 정부 국민행복지수 결과는 6차례에 걸쳐 실시된 조사 값이다. 최고 값이 80.79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향후 윤 정부의 국민행복지수가 어떤 추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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