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반값분양 약속하고 계약금만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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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반값분양 약속하고 계약금만 챙겨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8.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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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제공 현물 아파트 막히고 자금압박 때문… 피해회복 노력 중"

   
▲ 분양사기로 피소된 M사가 최근 잔여세대 분양을 위해 시내 곳곳에 내건 현수막 문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의 초고층 아파트 랜드 마크로 불리던 D아파트 시행사가 분양사기에 휘말려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행사 M사는 3년 전부터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에 156.8㎡(49평형)∼182.4㎡(57평형)대 총 576세대 41층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분양을 실시해 왔다.

정부 종합시공능력평가에서 2년 연속 10위에 오르고 국내 100대 건설업체로 손꼽히는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인 D사가 시공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유지관리비가 비싸다는 등 각종 루머에 시달리면서 분양률이 저조해 아파트가 준공된 지 3년이 지난 최근까지 잔여세대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다. 실제 시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도 전체 세대의 26%(150채)정도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아파트 시행을 맡았던 M사의 대표 K씨와 J이사가 지난 6월 9일 수원지검에 분양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이 사건은 현재 분당경찰서에 배당돼 수사 중이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3년 전쯤 청주의 한 장애인 단체 사무국장을 지낸 M사의 J이사는 시공사로부터 현금 대신 현물로 받은 156.8㎡(이하 49평형)대 미분양 아파트를 시세의 반값인 2억 원 상당에 넘기겠다며 장애인들을 꾀어 계약금으로 5000만원∼1억 원까지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당시 49평형대 아파트 분양가는 층수(로열층 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4억 원 안팎이었다. 즉 반값에 고급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장애인단체 인연으로 만난 회원들은 지인을 소개해 J이사와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청주에 사는 M씨는 지난 6월 M사의 대표 K씨와 J이사를 분양사기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소했다.

"D사와 갈등… 700억 원 소송도"
M씨는 "49평형대 아파트 1채를 분양 받기로 하고 계약금 5000만원을 건넸지만 잔금을 치르기로 한 날짜에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없었다"며 "당초 아파트 분양을 받는 날 잔금 1억 5000만원을 건네기로 했지만 감감 무소식이었고 계약금이라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Y씨는 "반값 분양이란 말에 아파트 2채 계약금 1억  원을 건넸는데 역시 감감 무소식이었다"며 "계약금이라도 돌려달라고 하자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 넉넉한 이자까지 쳐 이달 안에 갚겠다고 했는데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J이사는 "본의 아니게 고향 사람들을 속이는 꼴이 됐다"며 "신규 사업을 둘러싸고 시공사인 D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관행상 받아오던 현물(아파트 분양권)은 물론 자금줄까지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게 돼 발생한 일이다. 사기행각을 벌이려 했다면 연락도 끊어버리고 잠적했을 텐데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는 것은 어떻게 하든 피해 회복을 시켜 드리려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배당을 받아 조사를 해 오던 담당 경찰관이 본청 발령을 받고 신임이 2차례 피고소인 출석요구를 했으나 아직 출석하지 않은 상태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에 피소된 시행사 M사는 전북 지리산 자락에 온천휴양림과 골프장을 짓는데 200억 원을 쏟아 부으면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간 계속되어 온 시공사 D사와의 갈등도 바로 지리산 온천 및 골프장 개발권을 둘러싸고 시행사인 M사가 또 다른 건설사인 P사와 손을 잡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J이사는 "D사가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라고 하지만 4대강 정비사업 등에서도 탈락하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시행사와도 700억 원 상당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D사가 세금을 되도록 적게 물으려 정산을 늦게 하고 시간을 끌다 보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이번 달 안으로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M사가 소송중인 D사는 어떤 회사?
지난 1960년 창사한 D사는 빠른 시간 안에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해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CPE, 강교 분야에서 눈부신 실적을 쌓으며 국내 선도건설사로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의 집짓기 및 고쳐주기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92년부터는 겨울철 최전방 국군장병을 위한 사랑의 차 나누기, 농촌봉사활동, 사랑의 김장 나누기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달 28일 국토해양부와 대한건설협회가 전국 1만839개 종합건설업체의 공사실적과 재무상태, 기술능력 등 종합시공능력평가에서 2년 연속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평가에서 1위는 현대건설이 3년째 자리를 지켰고 2위는 삼성물산, 3위 GS건설, 4위 포스코가 차지했다. 포스코는 지난 1994년 창사한 이래로 상·하수도를 포함한 환경플랜트와 도시개발사업, 해외사업 실적 개선 및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에 힘을 얻고 있다.

바로 이 포스코가 M사와 함께 지리산 온천과 골프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림산업 5위, 대우건설 6위,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SK건설, D사가 각각 7∼10위권을 기록했다. 이번 정부의 종합시공능력 평가 결과 특징은 10위권 내 건설사 대부분이 그룹계열 건설사로 채워져 건설 분야도 그룹 장악력이 크다는 결론이다. 특히 올해는 어느 해보다 건설사들의 순위 등락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대 건설사 중 무려 30여개 회사가 기업개선절차를 밟고 있어 순위가 크게 하락한 반면 이를 기회로 약진한 건설사도 많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포트폴리오와 현금 유동성을 자랑하는 그룹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시장 침체를 겪다 보니 무너지는 건설사도 많은 것이다"며 "그런 면에서 사업권을 둘러싼 시행사 M사와 D사의 갈등과 자금 압박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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